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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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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환경감시 시스템

환경 정화는 국민 보건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외국인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 환경보호의 요체는 환경감시와 환경 산업이다. 환경감시는 수백명의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간단한 무인 시스템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시스템만이 해낼 수 있는 일에 공무원 수만 늘렸으니 문제는 누적되고 정부만 커진 것이다.

환경 정화를 100%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100% 방치된다. 100% 철저하게 해야만 환경산업 시장이 커지고 환경산업도 커진다. 미국에서는 완벽한 오페수 처리 시스템을 개인의 부담으로 갖출 수 있을 때에만 외딴 집에서 살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코메디 제도다. 이는 페수량이 하천 수량에 비해 적으면 페수를 방류해도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공연히 평가작업에 참여하는 전문가와 교수들의 명예만 더럽히고 있다.

첫째, 국민의 대부분이 환경을 중요시한다. 둘째, 정부 기구에 환경처가 따로 있다. 셋째, 민간 환경운동 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세 가지만 보면 대한민국 환경이 파괴될 리 없다. 그러나 한국의 환경은 위험수위를 이미 초과했다. 많은 국민들이 환경이 나빠 외국에 나가 살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환경에 어느 외국인이 관광하러 올 것이며, 어느 외국 기술업체들이 들어와 생활하려 할 것인가.

환경부는 인허가권을 가지고 도장값 받기에 여념 없다.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 "환경영향평가"다. 시설을 건설하는 업자가 "환경영향평가"에서 호의적인 결론을 얻어내려면 상당한 도장값을 내야 한다. 환경단체들이 이들과 맞서 싸우고 있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환경부가 왜 국민과 맞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환경 의식을 일개워 주는 끝 없고 메아리 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환경단체들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로는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

한탄강 상류의 오염 사례를 보자. 염색 업종은 페수 배출 업체다. 어느 날 염색 공장 하나가 한탄강 상류에 들어섰다. 페수량이 한탄강 수량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 합격했다. 한 개의 공장이 들어서자 수십개의 염색공장이 들어섰다. 강물이 검게 변했다.

주민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당황한 정부는 염색업 협회에 공동 페수처리장 설치를 종용했다. 협회 입장에서는 수익사업이 저절로 굴러온 것이다. 공장들로부터 배출되는 페수관이 페수처리장으로 연결됐다. 페수관에 설치된 계량기에 따라 페수 처리비를 협회에 지불했다. 얼마 후 일부 업체들이 비밀 통로를 만들어 페수의 일부를 몰래 방류했다. 방류된 수량 만큼 돈을 적게 냈다.

이를 눈치챈 협회에도 컨닝 정신이 발동했다. 페수처리 장비를 가동하지 않고 받아놓은 페수를 방류했다. 업체로부터 받은 돈이 고스란히 남았다. 이를 눈치챈 공장들이 협회를 불신했다. 모든 공장이 페수를 직접 강으로 방류했다.결국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는 또다시 주민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이어서 주민과 업체들간의 술레잡기가 시작됐다.

이 문제는 수백명의 공무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절대로 아니다. 무인 감시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시스템은 성악설을 전제로 해서 짜야 한다".그리고 "모든 관련자들은 속임수에 천재적"이라는 것도 가정돼야 한다.

취수량과 폐수량을 계량기로 측정하되 사람이 계량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컴퓨터에 연결해야 한다. 어떤 업체는 지하수를 사용하고 그만큼의 페수를 미밀통로로 방류하려 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페수량과 생산량이 비교돼야 한다. 생산량의 측정은 자동화될 수 없기 때문에 그 대신 전기량을 측정한다. 생산량은 전기 사용량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취수량, 폐수량, 전기 시용량이 자동적으로 컴퓨터에 연결되도록 해서 이들간의 상관관계 분석에 의해 단서를 잡아내야 한다.

폐수의 농도를 자동 측정하여 컴퓨터에 연결시켜 농도 환산 작업을 통해 업체에 처리비를 부과해야 한다. 취수량과 폐수량을 운반하는 파이프에 봉인 수단을 설치해야 한다. 수치 조작을 예방하기 위해 매 1분 단위로 컴퓨터로 보내지게 해야 한다. 자료들의 시계열 행태가 단서를 잡는 데에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처리시설 배출구에 오염도 측정기를 달고 그 밑에 1급수에서만 사는 물고기를 기를 것. 이러한 시스템은 인간적 개입이 전혀 필요치 않은 무인 시스템이다.

컴퓨터에 의해 처리된 자료는 지방정부, 환경처, 민간 환경단체. 감사원에 일일 단위로 전달할 것 등이다. 여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는 것은 공대 산업공학과 대학원생 3-5명이 한 달 이내에 작성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것이다.

수치간의 상관관계와 시계열 행태를 분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는 이미 SPSS라는 상용 통계 분석 패케지에 마련돼 있다. 이는 모든 PC에도 깔려져 있다. 단 한 대의 PC만 가지면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일을 왜 공무원 손으로만 해결하려 하는가.

이와 같은 시스템을 설치하고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짜는 일이 바로 시스템 공학자들이 신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염색공장 사례는 매우 간단한 사례다. 이렇게 간단한 경우에도 환경은 "사람"들에 의해 보호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서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수천-수만명의 양심적인 공무원이 동원된다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의식개혁으로 달성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철저한 근무자세를 가졌다 해서 해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계몽운동으로도 해결하지 못한다. 오직 과학적인 지식이 동원된 시스템 만이 해결할 수 있다.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로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최초 한 개의 업체가 염색공장을 지으려고 민원을 제출했을 때, 지방정부는 그 지역을 염색공장 지대로 설정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공고를 통해 다른 희망업체를 찾아내야 한다. 그에 따라 페수처리시설의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그 다음 페수처리 시스템을 용역사업으로 설치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페수처리 시스템은 환경부가 개발해서 표준화시켜야 한다. 그러면 공단이 설치될 때마다 개별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느라 똑같은 투자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외딴 집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완전무결한 오페수처리 시스템을 혼자서 부담할 수 있는 재력을 가져야만 한다. 오페수를 무단 방류하는 사람은 일생을 통해서도 갚지 못할 만큼의 벌금을 부과하든지 일생을 포기할 만큼의 엄청난 형량을 지워야 한다. 법이 아무리 엄해도 범인을 잡을 수 없으면 무의미하다. 쓰레기를 불법으로 버리는 사람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벌금의 10%이상에 해당하는 상금을 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 전체가 환경을 감시할 수 있다. 환경을 지키려면 이 정도의 각오는 있어야 할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산업의 육성이다. 환경산업이 육성하려면 수요가 많아야 한다. 지금처럼 환경을 방치하면 환경산업에 대한 수요가 창출되지 못한다. 환경산업이 육성되지 못하는 한, 쓰레기 소각장을 비롯한 환경시설도 불양품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더러는 말한다. 영세업체가 그 많은 환경비용을 부담하면 망하지 않겠느냐고. 나는 이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선진국 업체들은 정정 당당히 환경비용을 물면서 사업을 하는데 왜 우리 한국만은 못해야 하는가를. 한국 민족은 그렇게 열등한 민족인가를.

지방마다 들어서는 환경시설에 대한 주민 불안이 급증하고 있다. 환경시설의 신뢰성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환경시설이 불신받지 않으려면 환경부는 환경시설에 대한 가장 강력한 스펙을 제정하고 품질보장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누가 믿을 수 없는 환경시설을 자기 동네에 수용하고 싶어 하겠는가. 이를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난하는 바로 그 사람도 불신받는 환경시설이라면 자기집 옆에 두려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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