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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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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땅굴 대질 공개토론에 임하라(민족정론2월호)

      남침땅굴, 그냥 보고만 있는가?

―빠른 시일내에 군당국은 공개 대질 토론에 나서기 바란다.―

池萬元 / 군사평론가

◆땅굴 징후 나와도 덮으려는 세력이 있다.

  이제까지 발견된 남침 땅굴은 4개다. 아직도 찾지 못한 땅굴이 20여 개 더 있다. 이는 한미간에 합의된 1급 정보다. 탈북자 신중철은 "땅굴은 휴전선 4km 이남에는 있을 수 없다"는 이론을 퍼트린 후 지금은 도망가고 없다. 그런데도 군은 그의 이론을 숭배하며 휴전선 근방에서만 시추작업을 한다. 하지만 땅굴 징후는 수도권과 수도권 이남에서 20여 개나 발견됐다.

  지하수 시추 업자들에 의해서도 발견되고 파출소, 음식점 식구, 서대문 가정집, 농촌집 지하나 앞마당에서 끊임없이 발견된다. 민간 탐사자들 중에는 집을 팔고 차를 팔고 독지가들의 돈을 써가면서 13년간 땅굴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군은 이들 민간탐사자들의 땅굴 탐사 작업을 방해하고 개척해 놓은 증거마다 군병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인멸해왔다.

  시추공이 2m 깊이로 그냥 떨어진 증거를 제시하고, 지하에서 북한 말씨를 녹음하고, 인공물질과 갈대에 감긴 실을 증거로 갖다 주어도 당국자들은 민간 탐사자들이 조작한 것이라며 묵살했다. 심지어 국정원은 민간탐사자를 호텔방에 2박3일씩이나 감금하고 고문했다.

"땅굴을 찾지 않겠다, 발설하지도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게 했다. 전 보안사 대공수사 간부였던 정지용씨를 비롯한 민간탐사자들은 이러한 방해공작에 대항하여 權寧海, 林東源, 김진영, 金辰浩, 20년 이상 보직이 바뀌지 않는 심원흠 군무원 등 군 땅굴담당자들을 이적죄로 8차례나 고발했다. 이렇게 싸워온 과정은 수천 페이지의 기록과 사진과 녹음테이프와 수거물질로 보관돼 있다.

  정규전쟁을 통해서는 적화통일을 이룰 수 없다. 후세인이나 밀로세비치처럼 국제적 보복을 받기 때문이다. 토마스 슈왈츠 미8군사령관은, 북한에 화생무기가 있는데 그걸 사용하면 되지 무엇 때문에 그 어려운 땅굴을 파겠느냐고 말했다 한다.

사실이라면 오판이다. 화생무기로 다른 나라 국민을 몰살시킨 자를 세계가 그냥 두면 국제질서가 어찌 유지되겠는가? 그래서 땅굴이 북한에겐 최고의 수단이다. 땅굴이 있으면 주요 미군기지와 한국군 기지가 순식간에 인질이 된다. 서울이 단숨에 점령된다.

뚫기는 힘들어도 엄청난 목표를 달성한다. 그래서 북한은 공작금을 쏟아 부으면서 땅굴 발굴을 방해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군과 국정원에는 땅굴을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 땅굴이 발견되면 할복을 하겠다며 땅굴 찾기를 방해한 참모총장도 있었다. 아래에 극히 일부의 사례를 소개한다.

1. 의정부 식당주인 식구들이 겪은 공포의 땅굴 일기장

  95'. 1월, 의정부시 가능 3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진국씨가 제2땅굴을 발견했던 정명환 퇴역소장에게 연락하여 일기장을 공개했다. 1994년 7.14-9.10간, 밤새 지하에서 두들겨 대는 소리에 잠을 못 자고 뜬눈으로 새웠다. 군에 신고해도 묵묵부답이었다. 딸아이가 방에서 뛰쳐나왔다. "방바닥 밑에서 쉬쿵-쉬쿵 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요". 기무사 최계장에게 연락했더니 달려왔다.

그 역시 구둘 밑에서 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민간탐사자가 국방부에 항의하자, 12.6일 오전 9:45분, 국방부 대령이 나왔다. 조사는커녕 오히려 "당신 보상금 탐나서 신고했나? 아무 소리도 안 나는데 무슨 땅굴이 있어?" 호통만 치고 돌아갔다. 누군가가 북한에 연락해 기계소리를 멈추게 한 것 같다.

  12. 9, 쿵쿵 하는 소리에 잠을 깼다. 새벽 3:20분. 쿵 크드드, 쿵 쿠드드, 갱차 지나가는 소리가 분명했다. 가끔 탕, 탕, 탕 하는 쇠 마찰음도 들린다. 너무나 가까이서 들린다. 오전 10시, 동사무소 직원이 찾아와 유언비어를 조심하라며 겁을 주고 갔다. 12. 29 새벽 3시, 굴착 소리에 잠을 갰다. 소리의 템포가 매우 빨라졌다.

1. 14 아침 6:40분, 방바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1. 18, 우물에 물이 빠졌다가 다시 차 올랐다. 95'. 1. 27 오후 7:20, 방바닥에 청진기를 대고 있던 민간탐사자들의 귀에 소리가 들렸다. 궤도차 소리가 점점 가까이 나더니 무엇을 싣는 소리가 들렸다. "밥먹으러 가자우", "날래 날래 타라우", 궤도차 소리가 멀어져 갔다. 땅굴 징후가 명확해지면서 주민들 중에 민간탐사자들을 감시하는 어두운 눈동자들이 보였다. 식당 주인 이국진씨는 청주로 이사가 버렸다.

  95'. 1. 4, 충현교회 장로가 땅굴 진정서를 들고 YS를 찾았다. 며칠 후 안기부가 국방부를 배제시키고 자체 땅굴 탐사반을 구성해, 민간 탐사반과 함께 검증작업을 벌였다. 지하공간 및 역대책 현상이 발견됐다. 92년도에 이미 지하 24m에서 공간을 발견했고, 사람 목소리, 굴착 소리를 녹음했던 곳이다.

당시 SBS 및 월간조선이 이를 보도했다. 땅굴증거를 확인해 놓고도 안기부 직원들은 돌연 태도를 돌변하여 같이 일하던 민간 탐사자를 감금 고문하고, 각서를 쓰게 한 후 강제로 작업을 종료시킨 다음, YS에는 땅굴이 없다고 허위 보고했다(權寧海 시절).

  2. 연천 제5땅굴, 법정에서 사실상 인공땅굴로 판명

2000. 3. 2일 SBS가 연천 제5땅굴의 실체를 뉴스로 보도했다. 3월4일 국방부가 조사도 해보지 않고 서둘러 자연동굴인 것으로 발표했다. 3월5일 SBS가 다시 뉴스추적 에서 잠수부가 찰영한 땅굴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이번에는 다급하게  대통령이 나서서 자연동굴이라고 못박았다.

  80여 개의 보수 시민단체가 연합하여 8인치 시추공 5개를 뚫어 66회의 잠수와 13회의 찰영을 통해 상식인이 봐도 완연한 땅굴임을 믿게 하는 비디오를 작성했다. 그 비디오에는 한국의 지질학계 전문가 대표들과 화약기술, 발파기술, 굴착 전문 분야 대표들의 전문적인 판단내용도 담겨져 있다.

  2000년 5월2일. 군은 안보를 걱정하는 SBS를 격려하기는커녕 소송을 걸었다. 만 1년만인 2001년5.14일 재판장은 "강제조정"이라는 특이한 "결정"을 내렸다. "판결문"이 아니라 "결정문"이었다. 소장의 청구취지에는 SBS라는 한 방송사의 운명을 한 순간에 허물만한 위협적이고 굴욕적인 내용이 들어 있었다.

첫째, 오후 8시 뉴스를 열자마자 정각 8시에 화면상단에 2중으로 "정정보도문"이라 쓰고 그 아래에는 군이 써준 정정보도 내용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천천히 자막으로 처리할 것. 그 정정보도문은 SBS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굴욕적인 내용이었다.

둘째, SBS는 이후 여하한 매체나 인터넷 등으로 땅굴에 대해 다루지 말 것 즉 땅굴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 셋째, 이상의 각 사항을 위반할 때에는 각 항에 대해 각 인당 1억원씩 배상할 것. 넷째, 소송비용은 모두 SBS가 부담할 것.

이렇게 서슬 푸르게 싸움을 걸었던 군이 재판도중 갑자기 꼬리를 내리고 사실상 두 손을 바짝 들었다. SBS는 그것이 땅굴이라는 증거와 전문 증인들을 확보했지만 군은 땅굴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지 못했다. "연천의 제5땅굴은 정말로 남침땅굴이다"라는 판결문이 나와야 하는 찰나였다.

그런데 그 곳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자연동굴이라고 못박은 곳이다. 이렇게 되면 판사가 대통령의 발언을 뒤집는 것이 된다. 판사가 "판결" 대신 "결정"이라는 수습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강제조정 내용은 실로 군에 매우 굴욕적인 것들이 들어 있다.  첫째, 군은 소장에 요구한 청구 내용 4개항 모두를 포기한다. 둘째, 여기에 추가하여 군은 제5땅굴 문제로 SBS에 민사 및 형사 소송을 하지 않는다. 셋째,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SBS가 강제조정에 응하는 대가로 군은 SBS를 걸었던 다른 소송들을 취하해 주었다. 연천 5땅굴은 법정에서 "사실상의 인공땅굴"로 가려진 셈이 됐다.

◆군은 왜 남침땅굴을 한사코 은폐하려고 하는가?

군은 민간인들이 땅굴을 파면 결정적인 순간에 군을 배치해 쫓아버리고, 시추공에 흙과 시멘트를 붓고 해머로 부수며 밤에 몰래 장비를 가지고 와서 시추공을 빼내고 지형을 변경시켜 증거를 인멸했다.

이러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신고하는 주민의 입을 막고, 공개 대질토론을 벌이자고 해도 응하지 않고, 뒷구멍으로 다니며 민간탐사자들을 인격적으로 매도하면서 그럴듯한 거짓말로 비전문가들인 사계의 인사와 단체를 속이고 있다.

  이형근 대장의 회고록55-57쪽에 6.25-10대 불가사이가 들어 있다. 군수뇌에 조직적으로 북을 도운 내통세력이 있다는 증거들이다. 그러나 현 金東信 국방장관은 "625때 군에 간첩은 없었다"고 잘라 말한다. 대통령은 절개해보지도 않고 땅굴이 아니라고 예단하면서 보도와 조사를 방해했다.

땅굴 징후가 나올 때마다 군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지난 6월 철원에서 2m짜리 동굴이 발견됐지만 군은 조사하지도 않고 자연동굴이라고 잡아뗐다. 이 장소는 지금 콘크리트로 인멸돼 있다. 땅굴에 관련해 무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남침땅굴을 찾는사람들의 모임"은 전 국민 앞에서 빠른 시일 내에 군당국자들과 대질토론을 가질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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