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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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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에서 밝혀진 4억 달러의 냄새

** 저는 미국 쪽 인사들로부터 북한에 10억 달러 이상이 비밀로 갔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
니다.  4억 달러는 긴급히 이루어진 정상회담 때문에 그야말로 급전을 구하고 세탁해서 송
금하려 했기 때문에 서두르는 과정에서 부득이 불거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 퍼진 소
문이 맞다면 그 다음부터는 좀 더 매끄러운 방법으로 비밀자금이 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
강산으로 운항되는 관광선에 사과박스를 실어 보내면 누가 알겠습니까? 미국에도 파우치(외
교행낭)로 현금을 보냈다는데 관광선 이상 더 좋은 송금 수단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

                (엄낙용의 저돌적 증언: 그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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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가 잠적했다가 국정감사장에 나타나 대북송금 가능성을 재확인해
파장이 더욱 커졌다.

1) 2000년 8월 청와대 경제장관회의에서 "회의가 끝나갈 무렵 현대상선 김충식 사장의 이야
기를 분명히 보고했다”. 이는 회의에 참석했던 이기호, 진념, 이근영이 모두 현대상선의 대
북송금설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2) 현대상선 김충식 사장은 엄 전 총재를 만나 처음에는 4,900억원을 갚지 않겠다고 버티다
가 나중에는 입장을 바꾼 사실도 드러났다. 그 시점도 엄 전 총재가 경제장관회의를 갖고
국가정보원 3차장을 만난 뒤여서 정부가 정몽헌 회장을 통해 김 사장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3) 2000년 총재 부임 직후 4,000억원 당좌대월 관련 보고를 받고 전임 산은총재인 이근영
금감위원장을 찾아가 상의했더니 이 위원장은 ‘알고 있다. 나도 고민 많이 했다. 어쩔 수가
없었다. 상부의 강력한 지시가 있었다’.

4) 산업은행이 2,000년 6월 7일 현대산업에 제공한 당좌대월 4,000억원 문제에 대해 “김충
식 당시 현대상선 사장이 찾아와 ‘우리는 그 돈을 만져보지도 못했다. 정부에서 쓴 것이니
정부가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5) 김보현 국정원3차장(대북담당)을 만났다. "현대상선이 당시 금강산 사업에 참여한 상태였
기 때문에 국정원을 찾아갔다”. 김보현은 ‘알았다. 걱정하지 말아라. 우리가 조처하겠다’
고 했다”

6) “청와대 경제장관회의에서 의논하자 이기호 경제수석은 ‘알았다. 내가 알아서 처리하
겠다’고 말했다.

7) 국정원 김보현 제3차장(대북 담당)을 만났더니 ‘알았다. 걱정하지 말아라. 우리가 조처
하겠다’고 했다”.

                (약오른 민주당 의원들)
                ------------------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증언에 나온 엄낙용 전총재를 거칠게 몰아쳤지만 질문내용을 보면
이미 주눅이 들어 있는 좌익의 목소리로 들린다.

▽김효석(민주당) 의원〓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과 만난 적이 있나.

▽엄낙용〓정치인 모임에서 만난 적이 있지만,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다. 6월 서해교전 후
우리 함정을 공격한 적 함정이 새로운 무기와 화력으로 보강됐다는 보도를 봤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남측에서 지원한 자금으로 우리 장병들이 공격당하는 사례가 있었다면 하는
우려에서 고민이 매우 컸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몇몇 사람과 상의했다.

▽김효석〓북한에 그런 돈이 넘어갔다는 것을 들은 적은 없지 않나.
▽엄〓그렇다.

▽김효석〓증인의 말 때문에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북한에 돈이 흘러간 것이다’고 일파만
파다.

▽엄〓나는 사실만 말했다.

▽이한구(한나라당) 의원〓이번 사건은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 최
근 정무위 발언 내용은 사실인가.

▽엄〓사실이다.

▽이한구〓청와대에서 이기호 경제수석과 진념(陳稔) 부총리, 이근영(李瑾榮) 금감위원장이
회의한 걸로 돼있다. 그 이후 현대상선 김충식(金忠植) 사장이 무슨 얘기를 했나.

▽엄〓김 사장은 ‘우리는 그 돈을 만져본 적 없다. 정부가 갚아야 한다’고 했다. 국정원에
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싶어서 김보현(金保鉉) 국정원 3차장을 만났다. 이기호 수석도 만났
다. ‘산은으로서는 도무지 아는 바가 없다’고 했더니, 그들은 ‘알았다. 걱정하지 마라’
고 말하더라. 그 후 김 사장을 여러 차례 만났는데, 김 사장은 더 이상 문제제기 하지 않고,
상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송영길(민주당) 의원〓서해교전 때 북한 함정의 무기는 탱크 야포를 올려놓은 것으로 밝
혀졌는데, 증인이 첨단무기 운운하며 대북 지원금이 그런 데 쓰였을 것이라고 추측성 답변
을 하면 되느냐.

▽엄〓우리가 지원하는 어떤 것도 북한 군비를 지원하는 데 쓰여서는 안된다는 점은 분명하
다.

▽송영길〓증언할 때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자세는 안 된다. 청와대 회의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나.

▽엄〓사실대로 얘기할까.

▽송영길〓아니, 됐다.

▽김근태(金槿泰·민주당) 의원〓3년 임기의 산은총재직에서 왜 8개월만에 물러났나.

▽엄〓임명권자(대통령)가 아니다 싶을 때는 사표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나는 사표를 요구
받았을 때 이유를 묻지 않았다.

▽김근태〓전직 고위관료로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것 아느냐.

▽엄〓보는 견해에 따라 해석할 문제다.

▽김근태〓정치적 편향을 갖고 발언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견해가 있다.

▽엄〓나는 정치에 일절 관심 없다.

▽김근태〓오늘 나오기 전에 정치인과 의논한 적 있나.

▽엄〓아무도 없다.

▽정동영(민주당) 의원〓현대상선에 대한 산은의 4,000억원 대출에 대해 이근영(李瑾榮) 금
감위원장이 무슨 말을 한 적 없나.

▽엄〓산은 총재 취임 직후 인사차 이 금감위원장 사무실로 찾아가 ‘4,000억원 대출이 걱
정된다’고 했더니 그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어쩔 수 없었다. 상부의 강력한 지시가 있
어서 그렇게 처리했다’고 하더라.

                 (한라라당 의원들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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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000만 달러($)가 한꺼번에 인출된 4월4일은 남북정상회담 발표 직전이어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착수금으로 북한에 보냈다는 의혹을 살 만하다.

2) 일본밀사 요시다가 2000년 남북한을 오가면서 ‘4000억원 지불’을 위한 뒷거래를 했
다.

3) 현대측이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북한측과 접촉한 것은 2000년3월이다. 정몽헌 회장
이 3월9일 국가정보원 김보현 3차장 및 서영교 국장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송호경 북한 아태
평화위원장을 만났다.

4) 북한의 송호경은 정상회담을 2주 앞둔 6월1일 베이징(北京)에서 요시다 사장을 다시 만
났다. 송 위원장은 요시다에게 “도청 때문에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통화하기 곤란하니
서울에서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요시다는 그날로 방한해 박 장관
에게 보고했다.

5) 박 장관은 요시다 사장에게 “육로관광, 관광특구지정, 경의선 개통, 이산가족상봉 문제
가 해결되면 2, 3개월 뒤 2,300만달러(약 280억원)를 지원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6) 4억달러(4,900억원) 대북 비밀지원 의혹에 6인방이 관련돼 있다. 박지원, 임동원, 김보현(
국정원 3차장), 정몽헌, 김윤규, 이익치 들이다.

7)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지금까지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돈이 갔다는 게 드러날 것이다.

8) 6인방 중 현대 관계자 3명이 동시에 외국에 나가 증언을 회피하고 있다.

9)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에 대해 2000년 3월 총 3,000만 달러의 해외금융을 승인했으며, 현
대상선은 이 돈을 4월 4일 산업은행 도쿄지점에서 500만달러, 상하이지점에서 1천500만달러,
싱가포르지점에서 1천만달러 등 3천만달러를 일시에 인출했다"다. 4월 20일 남북정상회담
발표 직전에 인출된 것에 주의한다. 남북정상회담 밀사인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송호경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2000년 3월17일부터 4월8일까지 만났다. 인출시기가 일치
하는 점으로 볼 때 이 자금이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북한과의 '뒷거래'의혹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10) 3,000만달러 인출 직후인 4월 8일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 북한의 송호경 아태
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정상회담 착수금임에 틀림없다.

11) 2000년 6월 7일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제공한 당좌대월 4,000억원 중 1,000억원이 교보
증권과 외환은행 여의도지점을 거쳐 다음날인 8일 산은에 돌아왔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현
대상선이 다른 금융기관을 거쳐 수표를 인출한 것은 자금세탁을 위한 것이다.

           (이상은 동아, 연합 10.4)

           (2001년의 5천여억원 추가대출은 또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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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산업은행에서 2000년 6월 4천9백억원을 대출받은 데 이어 2001년에도 5천여억원
을 추가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상선이 산은에서 빌린 돈은 1999년 말 잔액 기준 4백25억원에 불과했으나 2000년 말 약
4천억원으로 불어났으며 2001년 말에는 무려 9천58억원으로 급증했다.

특정 기업에 대한 대출이 1년 사이 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은 금융 관행상 극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산은이 외환은행을 제치고 사실상 현대상선에 대한 주채권은행 역할까지 맡아 왔다
는 점을 감안하면 특혜 의혹은 더욱 떨쳐내기 어렵다.

당좌대월 4천억원이 세장의 수표로 인출된 뒤 다시 64장의 자기앞수표로 잘게 쪼개졌다는
사실, 또 그해 8월 현대그룹 관련 비공개 장관회의가 청와대에서 10여차례 열렸다는 것도
확인됐다.

현대상선이 상반기 보고서에서 대출금 중 3천억원을 누락시킨 사실 등을 종합하면 대출금이
돈 세탁 과정을 거쳐 다른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앙일보 200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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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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