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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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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대남작전, 최신의 극비지령

일본의 시사 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 2003. 1월호가 김정일의 극비 지령 문서인 [학습제강]을 어렵게 획득하여 게재했습니다. 이로 인해 교보문고의 문예춘추가 여러 번 동이 났다 합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이 희귀본을 구하여 애를 쓰고 있다 합니다.

02年北朝鮮[南進]文書
(タレバンの轍を踏むな - 金正日の最新極秘指令)
文藝春秋 (03年1月號)

    탈레반의 전철을 밟지 말라.- 김정일의 최신극비지령.

북한의 핵무기개발 문제가 불거지면서 日-北교섭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과연 김정일은 정말로 전쟁을 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각 매스컴들의 해설대로 새로운 對美협상용 카드에 불과한 것인가.

우리는 조선인민군 내부문서를 입수하여 본지 11월호(2002년)에 김정일의"統一大戰"이란 제목의 예사롭지 않은 그의 집념을 전한바 있다. 그런데 우리가 최근 또다시 입수한 인민군의 중요 문건에서, 그 동안 한국이 조건 없이 5년간 무리할 정도로 비춰준 햇볕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번의 문건은 세 가지 점에서 이제까지 입수한 것 이상으로 심상치 않다고 생각한다.

첫째가 '학습제강'(學習提綱), 다음으로 그것이 작성된 시기, 그리고 거기에 담겨져 있는 "對테러전쟁"등 현재 세계정세에 대한 김정일의 견해이다.

                [학습제강](學習提綱)이란?

[학습제강]은 갱지(更紙)보다 더 조악한 B5 크기의 16페이지 분을 철한 책자이다. 조선인민군 출판사가 인쇄한 이 생소한 이름의 [학습제강]은 북한 특유의 용어로, 학습 텍스트를 의미한다. 이는 극비지령 전달 문건으로 평양 고위층간에 그 존재는 알려져 있으나 아무도 현물(책자)은 본적이 없다. 이것이야말로  인민군의 전투작전의 내막을 알 수 있는 생생한 자료인 것이다.

인민군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교육의 중심은 김일성, 김정일의 교시를 모은 문헌의 반복 학습이다. 그밖에 인민군신문, '군인생활'등의 잡지를 텍스트로 쓰기도 하고 최근에는 T.V 등 영상자료도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예컨데 황장엽 조선노동당 서기의 망명사건 등, 긴급하고도 중대한 사안에 대한 견해와 군사적 공작에 대한  극비중의 극비 교육은 이 [학습제강]을 통하여 실시되고 있다.

[학습제강]은 인민군뿐만 아니라 조선노동당등 에서도 각 분야별로 만들어  지고 있다. 조총련에서는 수시로 이 텍스트에 의해 간부교육이 행해지고 있다. 이따금 조총련 간부가  "제강에 의하면.."라고 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일본 공안당국과 한국의 정보당국은 공개된 정보, 즉 노동신문, 평양방송이 아닌 이 [학습제강]에 담겨져 있는 내용을  북한의 최고 지도부, 즉 김정일의 진의를 탐색할 수 있는 중요한 문서자료로 취급하고 있다.

텍스트는 교관만이 소지하고 병사나 사관들에게는 배부하지 않는다. 그리고 강의가 끝나면 즉시 소각하는 등 폐기처분된다.

김정일이 얼마나 위험한 길을 내닫고 있는지 목숨을 걸고 그 진실을 외부세계에 전하려고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우리는 북한의 극비문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표지에는'대내(隊內)에 한함' '병사, 사관용'이라 표기되어 있다. 고딕체로 쓰여져 있는 문서의 제(題)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남반부 해방을 위한 전쟁으로, 적군 와해공작이 갖는 의의와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하여 공작의 준비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전쟁의 작전 지령문이다.

날자는 '2000년'으로 밖에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같은 시기에 입수한 조선노동당의 학습제강(주체사상을 깊이 인식함에 대하여.)에는 "2002년 9월 하순까지 1시간씩 강의 할 것. 수준 높은 강사에 의해, 내용은 중점적으로 필기 시켜야함"이라 되어있다. 거의 같은 시기의 문건이라 생각된다.

김정일이 고이즈미(小泉純一郞)수상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에 임하여 평양선언에 서명한 것이 9월 17일 이다. 이는 [학습제강]에 의한 학습이 인민군 내에서 행하여지고 있던 타이밍과 정확히 일치한다. 부시 정권에 의한 이라크 공격 을 피할 수 없는 정세 하에서 김정일은  일본과 세계에 대하여 미소작전으로 전환한 것 인양 보이면서 속으로는 제2차 한국전쟁(6.25)을 향한 획책을 계속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학습제강]의 머리 글(모두)에는 이렇게 되어있다.

<미제(美帝)는 작년(2001년)의 아프카니스탄 전쟁 후 우리에게 "악의 축"이라는 렛델을 붙여놓고 새로운 전쟁준비 책동에 광분하고 있다. 정세를 깊숙이 통찰하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 동지께서는. 최근 인민군대에서 공작준비를 철저히 해 나가도록 강령적인 교시를 주시었다. 모든 군인은 이 학습을 통하여 적군와해공작(敵軍瓦解工作)이 갖는 의의와 중요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공작준비에 모든 힘을 집중하여 각자가 '적군와해'의 명수가 되어야 한다>

김정일이 직접 나서서 공작준비를 지시하고 있는 것이다.

<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통일을 하기 위한 전쟁의 과정에서의 저항은 불가피 하다. 이 싸움에서 우리가 피를 얼마나 흘리는가는 적의 저항력이 어느 정도인가에 달려있다. 사격에서 사수의 조준은 적의 심장에 있으나 '적군와해'에 있어서 표적의 중심은 적군장병이 가장 아프게 느끼고, 절실히 바라고 있는 문제에 있다.>

'적군와해공작'에 대해 [학습제강]에는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혁명군대가 적을 와해시키고 그들을 혁명군 측으로 끌어들이는 공작을 말한다. 위대하신 수령 김일성 대원사(大元師)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었다.

"적군와해공작은 전쟁승리의 중요한 조건의 하나입니다. 대포를 쏘고 총을 쏘는 것만으로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없습니다. 와해공작을 강화하는 것 이야말로 적을 사상적으로 무장해제 시킬 수가 있는 것입니다." >

이어서 6.25 전쟁 등 과거의 구체적인 전투실례를 들어가면서 학습시켜 가고 있다. '적의 무장력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서 적을 타격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이상적이고 적에게는 치명적이다.' 라는 긴 타이틀의 한 항목에 이런 놀랄만한 해설이 씌어져 있다.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해방시키기 위해 총공격을 감행했을 때의 일이다.  남베트남 괴뢰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던 절호의 기회를 틈타 북베트남 인민군은, 이전에 전리품으로 빼앗은  미제 침략군의 비행기 6 대를 가지고 어느날 티우 대통령 궁전에의 폭격을 조직하였다. 그러자 궁전에 모여 미 대통령 특사놈 하고 이런저런 대책을 협의하고 있던 괴뢰군 두목놈은 자기편 공군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소스라치게 놀랐고, 미제 특사놈은 서둘러  현지 미국인들에 대해  바다에 대기하고 있는 군함으로 피난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미제와 베트남 괴뢰는 대혼란에 빠졌다. 이 일은 남베트남 해방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주월미군 철수의 과정을 희희낙낙 즐기듯 설명해 나가는데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는 김정일이 노리는 군사전략(주한미군 철수)의 시뮬레이션을 보게된다. 빨치산식 게릴라 전법, 바로 그것이다. 대국(大國)에 승리하느냐 마느냐는 적을 여하히 혼란시킬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전에 적의 무기(혹은 사람)를 준비하여 놓는다는 계략이기도 하다.

김현희에 의한 대한항공기 폭파사건도 이 생각을 토대로 하여 실행되었다고  분석할 수가 있다.

일본인 납치사건을 김정일은 [일부 망동주의자, 영웅주의자에 의한 일종의 과잉충성] 이었다고 둘러댔지만 한국을 착란(錯亂) 시키기 위해 공작원을 잠입(潛入)시키는 일은 그들이 지향하는 빨치산식의 게릴라 전술로 보더라도 김정일의 의중 바로 그것이라 할 것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남반부를 와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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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상태 돌입 후의 작전에 대하여서는 대 테러전쟁의 성공요인을 지적해가면서 김정일의 교시인 [현대전에서 적군와해공작이 갖는 의미는 더욱더 커져가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을 강조한다.

현대전은 최신무기와 전투기술의 모든 것이 동원된, 전후방의 구분이 없는 격렬한 입체전임과 동시에 고도의 지혜가 발휘되는 두뇌전이다. 상대측을 사상 심리적으로 와해시키는 일이 커다란 힘이 된다. 예컨데 작년에 미제가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펼친 심리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미제는 탈리반(당시 오마르가 통치하고 있던 아프카니스탄 정부)와  알카에다(빈 라덴이 이끌고 있는 세계 16개국에 자기조직을 갖고있는 국제적인 테러단체. 이 단체의 주목표는 미국)의 전투원을 사상 심리적으로 와해 삭감시키기 위해 군사공격과 병행하여 심리전을 '악랄'하게 행하였다.

미군의 심리전을 '악랄'하다고  단정짓고 있는 것에서 우리는  부시의 대 테러전쟁에 대한 김정일의 관점을 읽을 수 있다.

미제는 아프카니스탄 최초의 공습으로 탈리반에게 장악되어 있던 라디오 방송국을 폭파한 다음, 방송용 비행기를 아프카니스탄 상공에 띄워서 파괴된 라디오 방송국 주파수에 맞추어  반(反)탈리반 선전과 탈리반 패배의 실태, 미군과 탈리반군의 전투성과를 광범위하게 소개하고, "탈리반이 정권을 쥐고있는 한, 미국의 대규모 공격은 피할 수가 없다."는 등의 방송을 집요하게 흘려 보냈다.

동시에 미제는 아프카니스탄 주민에 대하여 그 심리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극소형 송신기를 대량으로 투하, 주민들의 대화를 도청해서 민심을 읽고 심리전의 방향을 잡아 나갔다. 또한 주민들이 송신기를 이용하여 탈리반과 알카에다의 기지를 미군 측에 알려 주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미제는 특히 삐라에 의한 심리전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었다.9.11 테러의 주범인 빈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이 있는 한 아프카니스탄은 평온해 질 수가 없다는 등의 삐라를 뿌렸고  탈리반 전투원이 숨어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할 경우 무자비한 폭격을 퍼붓겠다는 위협의 삐라도 대량으로 뿌렸다.

또한, 탈리반과 알카에다의 지휘부가 마약에 노출되고, 무선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약점을 틈타 오마르와 빈라덴이 파키스탄이나 이란으로  도주했다던가, 탈리반의 간부 지휘관과 전투원이 항복 해 왔다는 등을 소문으로 퍼뜨려서 전투원들의 사기를 잃게 하고 스스로 투항해 오도록 했다. 결국 그 결과  탈리반은 미국의 군사공격 보다도 심리전에서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아프카니스탄 전쟁의 교훈은 '적군와해공작'의 의미가 더욱 커져가고 있는 현대전의 특성을 잘 알고서 적군을 때려부수는 것뿐만 아니라, 남반부해방을 위한 혁명전쟁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적군와해 공작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6.25 전쟁이 남한의 북침이었다고 우기고, 전화를 확대시켜 놓고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조국통일이란 대의를 위한 것이라고 핑계를 댄다. [학습제강]에서도 머지않아 전쟁의 위기가 닥쳐온다고 끝없이 되풀이하여 강조를 한다.

현재 미국과 남조선 괴뢰도당의 광란적인 북침전쟁 준비책동으로 우리나라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긴장된 정세 하에 놓여 있다. 아프카니스탄 전쟁 후 극도로 오만해진 미제는 다음의 타격대상은 북한이라고 떠들면서 남조선 괴뢰와 야합하여 무력을 확충하고 전쟁연습 소동을 펼치고 있다. 그것은 남조선 괴뢰가 인민(국민)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부터 F-15K 전투기를 도입하고 새 구축함에 신형 방공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미제와 남조선 괴뢰가 '평화'와 '대화'의 무대 뒤에서 전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 인민군 장병은 과거의 어느 시기보다도 혁명의 무기, 계급의 무기를 손에 쥐고 침략자들을 일격에 무찌를 수 있도록 전쟁준비를 차질 없이 해 나가는 일이 당면한 최대 과제인 것이다.

이처럼 절박한 공기를 전하는 [학습제강]은 공작활동의 필요성에 대하여 김정일의 말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는, 우리는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할 때까지 적군와해 공작을 한순간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었고 지구상에 제국주의가 남아 있는 한 적군와해공작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수령님(김일성)의 확고한 견해이며 자신(김정일)의 확고한 견해라고 말씀 하셨다.

               (포섭공작, 삐라공작)

그리고, 전단(삐라)에 의한 적군와해공작에 대하여 세부적인 지시를 하고 있다. 핵무장 운운하며 허세를 부리고 있는 북한이지만, 실제로 인민군 최전선에서는 아주 고전적인 전술을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포섭공작은 가깝게 대처하고 있는 적군을 와해시키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적군이 저항할 때는 화력에 의한 공격도 병행해 가며 포섭공작을 하는 수단도 있다. 또한 전투과정에 따라서는 포로나 의거자(義擧者:북으로 넘어간 자)로 하여금 포섭공작을 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적군과의 거리가 있거나 풍향이 나쁠 때 종이나 마분지, 비닐 같은 것으로 메가폰을 만들어서 공작하기도 하고 휴대용 방송기기를 이용하여 포섭공작을 한다. 단 한순간도 혁명적 경계심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걸프전쟁 때, 이라크 기계화부대는 '카프지'라는 도시를 공격할 때 다국적군이 요구하는 투항 수순대로 포신(砲身)을 뒤로 돌리고 투항하도록 했다. 그러나 다국적군 부대가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갑자기 포신을 되돌려서 발포를 했다. 결국 이라크군이 투항하기는커녕 오히려 경계심을 풀고 다가간 다국적군이 커다란 피해를 입고 말았다.

                  [삐라공작]

우리의 총성이 닿지 않는 곳의 적군을 공포에 빠트려, 저항을 포기시키는데 위력이 있는 무기이다. 삐라는 상황과 적의 사상동향에 맞추어서 만들고 적이 쉽게 주울 수 있는 곳에 뿌려야 한다. 우리의 작전전투의 궤도와 행동의 비밀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해야한다. 군인이 적진에 진입하여 직접 뿌릴 수도 있고 포로나 의거자, 적진의 주민을 통하여 배포할 수도 있다.

비행기, 포(砲), 기구(氣球)등을 이용하여 삐라를 살포할 수도 있고 활이나 연을 날려 뿌릴 수도 있다. 또한 적의 우편함을 이용하거나 기차, 자동차, 장갑차, 오토바이등을 비롯한 운송수단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배포하기도 한다. 바람에 뿌려 보내기도 하고 하천에 빈 병이나 비닐봉지, 뗏목, 상자, 드럼통 등을 흘려 보내는 수법도 가능하다.

           [시각(視覺)공작]

기습전투 시 적군을 습격했다가 철수하면서, 그곳에 다시 들어온 적군이 볼수 있게 표어, 속보, 선전화(宣傳畵)등을 붙여 놓는다거나 백묵(白墨) 같은 것으로 아무 벽에나 적군을 혼란, 와해시킬수 있는 문구를 낙서해 놓기도 한다. 또한 포위전투 시에는 포위된 적군이 잘 볼 수있는 곳에 슬로건(표어)을 걸어두기도 하고 적군이 도망하는 길목에 갖가지 시각물(視覺物)을 붙여놓고, 방어전투 때에는 적군이 잘 보이는 고지의 돌출부나 산의 능선에 표어,포스터나 선전화(畵) 같은 것을 붙여두기도 한다.

또한 적군 '특공대'(낙하산 부대 등)와의 전투 시에는 적군의 투하착륙 지점이나 행동할만한 장소에 각종 시각물을 미리 붙여 놓기도 한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이상의 문서를 읽으면서 구토증을 느끼고 말았다. 몹시 유치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김정일의 머리 속에 있는 [통일전쟁]이 베트남전쟁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현실적으로 제2차 한국전쟁(6.25전쟁)을 시뮬레이트 해볼 때, 이러한 초보적인 공작이 공(功)을 세울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학습제강]은 이밖에도 각종 소문(루머)의 유포공작, 편지공작, 방송공작 등에 대하여 소개하면서 공작을 더욱더 연구개발하고 철저하게 훈련, 숙달 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핵무기, 생화학무기의 공포도 물론이지만 특히 대도시는 게릴라전에 약하고 테러에 약하다. 김정일은 평양관저에서 CNN방송을 보면서 대(對)테러 전쟁을 진행하고 있는 미군의 약점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다. 대를 이은 2대째 독재자로서 김패밀리의 태평성세의 길을 모색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전에 [서울불바다]발언을 한 평양의 고위간부가 있었는데 김정일이 실제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그다드 다음엔 평양이다. 이대로 앉아서 죽음을 맞이하기보다는.. " 김정일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간을 벌어가면서 최후의 "그때"를 맞이하고 있다.

<모든 군인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 동지의 무력통일 전략실현을 위하여 '적군와해공작'이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만 내려 주시면 일거에 돌격해서 미제 침략자와 그 앞잡이들을 남김없이 일소 할 것이며 남반부해방의 역사적 위업을 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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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역을 끝내고 *

이 글을 번역하면서 나는 몇 번이나 착잡한 심경에 젖곤 하였다. 남한과 북한은 분명히 적대관계이다. 따라서 김정일이 철저하게 미국과 남한을 관찰하고 집요하게 대남공작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이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해 왔는가.

김대중 정권 때 대통령이 북한의 모든 동정(動靜)을 파악하고 그에 대비해 왔는가. 우리의 대북정책 역시 일단 유사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전쟁에 대비하여 김정일 이상으로 북한을 연구하고 대북공작 등 적극적이고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하지 않았는가?

김정일이 걸프전쟁을 비롯하여 미국의 대 테러전쟁을 철저하게 연구분석하고 대남 '적군와해공작'을 하고있는 동안에 우리는 그 적장(敵將)에게 열심히 자금을 대주는 물주(物主) 노릇만 해온 꼴이었다.

김대중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어떻게 하면 국민 모르게 김정일에게 퍼다주어 그의 비위를 맞추는가.. 하는 것 이외 아무것도 없었다. 지난 5년 간 김정일은 조금도 변함 없이 '적군와해공작'으로 대남정잭을 수행해 오고있는데 김대중은 5년 임기동안 현대를 끼워서 열심히 대북사업에만 전력을 투구해왔다.

냉정히 생각해보자. 금강산관광, 경의선 연결 사업 등등리 꼭 했었어야 하는 사업들이었나! I.M.F에 허우적거리면서도 그렇게 퍼다 주었는데 저들은 동해, 서해, 남해 할 것 없이 끝없이 도전해 왔고 이제는 그동안 준비해온 핵무기로 전 세계를 갖고 놀고 있지 않은가.

지난 5년 간 우리는 간첩 잡았다는 뉴스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햇볕정책으로 북한은 옷깃을 더욱더 단단히 여미었고 남한은 그나마 남아있던 속옷까지도 다 벗어 버렸다.'이솝우화' 이야기가 정 반대로 끝이나 버렸다.

                            2003.3.15
                            放浪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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