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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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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시계는 지금 몇 시인가

           북한은 적인가 형제인가?

통일과 민족이라는 정서로 보면 형제 같이 보이고, 휴전선을 가보면 북한은 분명히 우리의 적입니다. 이런 혼란은 북한을 둘로 보지 않고 하나로 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입니다. 학대받는 주민과 학대하는 김정일입니다. 학대받는 주민은 우리의 형제이지만, 학대하는 김정일은 우리의 적입니다. 좌익들이 북한을 말할 때, 우리는 둘 중의 어느 것을 말하느냐고 물어야 합니다.

안보는 모든 것을 선행합니다. 우리의 안보는 휴전선에 집중돼 있습니다. 휴전선을 가 보십시오. 북한은 분명히 우리의 적입니다.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바꾸고 캐나다와 미국처럼 양쪽 주민이 비자를 받아 가지고 왕래하면 북한은 우리의 형제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휴전선에 의해 군사적 적대관계가 형성돼 있는 한, 북은 우리의 적입니다. 적장에게 돈과 물자를 주는 행위는 이적행위입니다. 도와주고 싶으면 먼저 적대관계를 우호관계로 바꾸어 놓은 후에 해야 합니다.

                      남북한 협상

금강산 사업은 이제 중단돼야 합니다. 주민을 학대하는 김정일에 달러를 주는 것은 이적행위입니다. 정상회담 대가로 몰래 준 5-10억 달러도 큰 돈입니다. 하지만 금강산 사업과 다른 업체들을 통해 북한에 준 돈은 30억 달러가 넘습니다. 금강산 사업과 햇볕정책은 김정일에게 공개적으로 돈을 주기 위한 위장용어였습니다. 정상회담 대가로 몰래 준 돈은 액수보다 그 성격이 악성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남북한간의 만남은 대등한 협상이 아니었습니다. [큰돈을 보내지 않으면 김대중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4차례씩이나 협박해서 검은 돈을 보냈고, 현대아산은 늘 협박을 받으면서 북에 사업비를 보냈습니다. 정상회담, 이산가족 만나기 등은 모두 국민을 속이기 위한 위장놀음이었습니다. DJ시대의 남북한 관계는 대등한 협상이 아니라 [협박하고-협박당하는 과정]이었습니다. 4차례의 협박은 (1) 한민전의 협박 (2) 부주석 김병식의 협박 (3) 김정일의 협박(육성녹음)(4) 구국전선의 전단지 들이었습니다. [최근글 6.15정상회담 참조]

                      민족공조의 한계

앞으로 남북한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든 그것은 모두 사상 누각이 될 것입니다. 9.11테러 이후 북한은 미국의 안녕을 가장 위협하는 제1의 주적으로 떠올라 있습니다. 김정일을 제거하는 일은 미국 제1의 안보 목표가 되어 있습니다. 지난 번 이라크를 공격할 때에 유럽 국가들은 전쟁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정권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데에는 EU 15개국이 찬성을 했고, 일본과 호주 등이 적극 가담하고 있습니다. 실력을 가진 수많은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와 공중봉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동포이니 북한을 공격하지 말라]고 우리가 아무리 외쳐봐야 이러한 국제사회의 집단적 공조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김정일은 이미 국제 제재에 봉착해 있는 저주받은 존재입니다. 수용소를 포함한 악행의 진실들이 밝혀지고 이를 접한 선진국 시민들이 불쌍한 북한 주민들을 하루 빨리 구해야 한다는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살인죄를 지은 남편을 경찰이 잡아가도 부인은 할 말이 없습니다. 김정일이 잡혀가도 우리는 아무런 할 말이 없는 것입니다.

노조나 전교조 등이 목소리를 높이면 한국정부는 굴복합니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로 국제사회를 굴복시킬 수는 없습니다. 한국의 좌익들이 매우 딱하게도 미국을 욕하고 삿대질합니다. 미국은 이런 것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남북관계는 이제 미북관계에 철저하게 종속돼 있습니다. 남북한 관계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미국이 북한을 때리면 북한은 틀림없이 남한을 때립니다. 미국이 북한을 때리는 것은 이미 예정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남한은 어째서 북에 연연하고 있는 것인가요? 이제부터 남한은 북한과의 모든 거래를 끊고 냉각기를 가져야 합니다. 북에 쌀을 주면 그만큼 미국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받습니다. 북에 가는 쌀은 절대로 주민에게 가지 않습니다. 미국은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평화협정

평화협정! 북한은 미국과도 맺고 싶어했고 남한과도 맺고 싶어했습니다. 미국에는 김정일체제를 보장하고 불가침 협정을 맺자고 협박했습니다. 김정일은 인권-마약-위조지폐-악성무기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이미 판결이 나 있습니다. 이제 집행방법만 남아 있습니다. 김정일 체제를 보장해주면 김정일은 그만큼 더 오래 마음놓고 북한 주민을 학대합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면 그만큼 더 미국은 발을 뻗고 잘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어찌 김정일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있겠습니까? 그야말로 어림없는 일입니다.

2001. 2월 김대중과 임동원은 김정일을 전격 불러들여 남북한간 평화협정을 맺으려고 했습니다. 이는 레둑토-키신저가 만들어낸 평화협정을 흉내내려는 것이었습니다. 남북한간에 평화협정이 맺어졌으니 군사력도 줄이고 간첩도 공공연히 활동하라 하고 국민을 집단 최면시켜 좌익사상을 주입시킨 후에 월남이 그랬듯이 총 한방 소지 않고 남한을 북에 접수시키려는 무서운 음모였습니다. 이 음모는 임동원이 2월에 미국에 불려가고, 이어서 3월에 김대중이 미국에 불려갔다 와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매우 달라졌습니다. 만일 남한이 김정일에게 평화협정을 맺자고 하면 김정일은 어떻게 할까요? 그는 싫다 할 것입니다. 미국은 지금 북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마지막 수단으로 남한을 인질로 하여 버틸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때리면 북한은 남한으로 진격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남북한간에 평화협정-불가침 협정을 맺어 보십시오. 이는 미국이 북한을 때려도, 북한은 남한을 때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미국은 남한의 안전을 염려할 필요 없이 편한 마음으로 북한을 때릴 수 있게 됩니다. 약아빠진 김정일이 어찌 이를 받아들이겠습니까?

이제까지 남북협상의 최종목표는 평화협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이미 위와 같은 이유로 물 건너갔습니다. 남북한간에 이루어내고 싶은 게 없어진 이 마당에 남북한은 지금 무엇 때문에 만나고 있는 것입니까? 남북한 협상은 이제 북한이 스스로의 운명을 정할 때까지 멈춰져야 할 것입니다. 현 노무현정부는 부시정부와 일본으로부터 신뢰를 잃었습니다. 그래서 김정일의 운명은 김정일과 미국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한국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200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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