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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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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사살

인민군이 수천 명의 민간인을 벌판에 몰아넣고 무차별식 총격을 가했다. 한 사람도 남김 없이 전멸됐다. 그 중엔 총을 맞지 않고도 죽은 척 하는 약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 많은 시체들을 상대로 확인사살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인민군이 꾀를 썼다.

"자, 나는 안다. 여기엔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많은 총알 속에서도 살아남았다는 건 천명을 가진 사람이다. 신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대우해야 우리가 복을 받는다. 자, 안심하고 일어서 나와라".

이 말을 믿고 일어선 사람들은 모두가 사살됐다. 꾀를 써서 쉬운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훗날 김정일은 말할 것이다.

"자, 세계 여러분, 보십시오. 남한 정부는 우리를 초대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철로와 고속도로를 이렇게 멋있게 깔아주었겠습니까?"

남한의 재산을 모두 다 김정일에게 갖다 주어도 좋다. 그래서 알거지가 돼도 좋다. 하지만 통로개설만은 막아야 한다. 굶어죽을 수는 있어도, 가족의 울부짖음을 뒤로하고 수용소로 끌려가 비참하게 죽기는 싫다.

지금 김정일을 사모하며 날뛰고 있는 사람들! 당신들이야말로 세상이 바뀌면 가장 먼저 죽을 것이다. 베트남이 그랬다.

200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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