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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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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제도에 대한 제안(박승)

대입제에 대한 박승 교수의 제언 요약

                        (문 제 점)

  1. 대학입시제도는 고등학교의 내신성적(학교차를 인정하지 않는 상대 성적 순위)
을 총점의 일정비율(예컨대 30%) 이상 반영하도록 의무화하고 그 밖의 나머지 부
분, 예컨대 수능성적의 반영문제, 주관식 시험의 실시문제 등은 일체 각 대학의 자
율에 맡기자.

2. 우리가 당면한 교육의 과제는 두 가지로 집약해볼 수 있다. 하나는 중. 고등과정
의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교육기회의 지역적 차별을 제거하
는 일이다.

3. 대학입시제도는 중. 고등학교에서 그 교과과정을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은 대
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학교보다는 학원에 나가 과외교
육을 잘 받아야 한다. 중. 고등학교는 졸업장을 얻기 위한 방편이다. 그래서 강남의
학원가를 찾고 부동산 투기열풍까지 일어나고 있다. 학교는 조는 곳이고 학원은 공
부하는 곳이 됐다. 교사인들 가르칠 의욕이 생기겠는가. 무엇보다도 중.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4. 서울 등 대도시에 살지 않으면 자녀교육을 시킬 수 없으며 이 때문에 수도권 인
구가 늘어난다. 지방에 있는 학교는 텅텅 비어 있고, 서울에는 학교가 모자란다.

                  (해 결 방 안)

위의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입시를 각 대학에 일임하되
총 점수에서 적어도 30% 이상은 반드시 고등학교의 내신성적에 배점하도록 할 필
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학교교육의 중요성은 다시 살아날 것이며 자녀교육 때문에 지방을
떠나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제도가 실시될 경우 고등학교별로 엄청난 실력차이가 있는데 이것을 감안
하지 않는 내신성적은 불공평하지 않은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할 수 있다. 첫째, 서울 강남의 고등학교 학생과 지방 섬마을
고등학교 학생의 유전자에 우열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 차이는 선천적 잠재력의 차이가 아니라 후천적 개발정도의 차이며 이 차이는
주로 후천적 환경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이다.

교육시킬 학생을 선발하는 데 있어서는 타고난 잠재력이 이미 얼마나 개발됐는가
하는 것뿐 아니라 앞으로 개발할 잠재력이 얼마나 큰가 하는 것도 함께 배려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총점수의 30%를 고등학교 내신성적에 배점한다면 이것은 선천적 잠재력에
30%, 그리고 후천적 개발정도에 나머지 70%를 각각 배점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
다.

다음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학에서의 성취도가 수능성적보다도 내신성적과 긴밀
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서강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여러 대학에서 대학재학 중의 학업성
취도 결정요인을 조사한 결과 수능 성적은 상관성이 없거나 오히려 역(逆)상관관계
를 가지는 반면 내신성적과 대학성취도와는 밀접한 정(正)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
로 밝혀졌다.

이러한 실증적 사실은 대학 학생선발에 있어서 후천적 환경에 좌우되는 수능성적보
다도 타고난 잠재력을 나타내는 내신성적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고등학교의 평준화는 계속 지속돼야 할 것이다. 과학고나 자율학교 등
개방 경쟁적인 학교도 있음을 감안할 때 고등학교의 평준화가 경쟁력을 제약한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평준화의 철폐는 오늘날 무분별한 과외열풍을 초등교육으로 앞당기고 초등
교육까지 공동화시킬 우려가 크다.

<박 승 (중앙대 명예교수) > 서울경제신문  2002.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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