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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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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장관은 [교사의 탈행정]주의를 선포하라

중학교 1학년 학생이 학원을 다닌다. 학원은 그래도 과외보다는 싸다. 학생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학원과 학교가 다른 게 뭐지?”.

“진도는 똑같은데 가르치는 게 달라요.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이 의례 학원에 다닌다는 것을 생각하고 적당히 가르쳐요. 그리고 시험문제는 학원수준으로 내요”.

“그럼 학교는 무슨 소용 있지?”

“학교는 귀찮기만 해요. 아이들 모두가 그래요. 학교가 없었으면 참 좋겠다구요”

학교 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아이들은 학교가 없어지고 학원만 다녔으면 좋겠다고 하던데 왜 그럴까요?”

“쓸 데 없는 행정에 지쳐버렸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국회의원들이 질의서를 보냅니다. 아무런 소용도 없는 통계치를 내 달랩니다. 결식아동에 관한 통계, 생활수준에 관한 통계, 학무모 직업에 관한 통계, 학사 통계 등 그야말로 쓸데 없는 통계자료에 대한 조사 요구가 물밀듯 내려옵니다. 때로는 그런 일로 잠을 자지 못합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교육부 공무원들이 요구하는 자료와 행정은 정말로 짜증납니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행정에 지치니 짜증이 나게되고, 짜증이 나면 불만이 쌓여 만사가 다 귀찮습니다”.

공무원 수가 많으면 각자는 지기의 업적과 능력을 과시하여 승진에 필요한 고과점수를 따고 싶어한다. 책상에 앉아 있는 공무원이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모두가 [지시공문]으로 해결하려 든다. 그래서 행정이 많은 것이다. 행정 량만큼 교육이 잘 됐다면 한국 교육은 아마도 세계 최고가 됐을 것이다.

교육 공무원들이나 국회의원들은 앉아서 지시를 하지 말고 실제 샘플을 정하여 현장에 나가 스스로 조사를 해야 한다. 석-박사사 논문을 쓰듯이! 공교육을 진정으로 살리려면 교육부 공무원과 국회의원들의 손발을 밧줄로 꽁꽁 묶어 놓고, 놀게 하면서, 봉급을 주어야 한다. 퇴직시키면 데모를 할테니까.

교육부 장관이 이에 대한 울타리만 되어주어도 공교육이 살 것이다. 장관은 "대한민국 굥교육을 살리기 위해 [교사의 탈행정] 원칙을 지금 바로 공표해 주기 바란다.

                   200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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