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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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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공무원 연금수혜자들에 고함

군인연금/공무원 연금에 대하여

군인/공무원 연금이 부당하게 착취당하고 있다. 공무원들에게는 "지금은 어려운 시기라 군인들도 가만히 있는데 왜 공무원이 나서서 문제를 일으키느냐"고 하면 아무 말을 못하는 모양이다. 공무원들은 그래서 군인들이 어떤 시정조치를 행동으로 옮겨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다.

문제의 본질은 이렇다. 나는 1987년초 대령 2년만에 예편을 했다. 소위로부터 22년간 근무하고 나갔는데 내 연금율은 68%였다. 당시 대령봉급의 68%를 매달 받는 것이다. 20년이면 50%이고 그후부터 1년마다 2%씩 올라간다. 국내에서만 근무했으면 내 연금은 54%여야 했지만 파월근무 1년을 3년으로 쳐주기 때문에 3년 이상 월남에 있었던 나의 연금율이 68%가 된 것이다.

미국에서 살 때에는 연금에 신경조차 쓰지 못했다. 3년만에 돌아와 보니 연금이 매월 50만원 정도였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연금이 160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렇게 오른 이유는 연금이 "지금의 현역 대령 봉급의 68%"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갑자기 연금이 거의 동결되다시피 했다. 현역들의 봉급은 10%가까이 오르는데 예편한 대령의 봉급은 물가상승률 2.3%만 적용해서 1년간 받는 것이다.

국방부 인사복지국(실무차장 허평환 준장)이 2001. 12. 23일자로 내린 "연금액 변경처분" 내용 때문이다(개정된 군인연금법 제17조의 2 제1항).

내용은 크게 2가지다.

1) "연금인 급여는 통계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통계청장이 매년 고시하는 전전년도와 대비한 전년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년 증액 또는 감액한다"

이 조항에 따라 소수의 장군, 영관장교, 그리고 대다수의 하사관들이 전년도 연금에 비해 2.3%만 오른 돈을 1년간 받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10년 후에 예편하는 대령의 연금은 나의 연금의 3배가 될 것이며, 앞으로 20년 후에 예편하는 대령은 10년 후에 예편하는 대령 연금의 4-5배가 될 것이다. 연금도 사회적 신분(prestage)이다. 젊은 대령의 30%도 안되는 차별화된 연금을 치사하게 받느니 차라리 죽더라도 안 받고 싶을 것이다.

이건 국가가 취할 행동이 아니다. 김정일 같은 깡패에게나 어울리는 행동이다. 하지만 김정일도 예편한 군인들에 대해서는 사회 제1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다. 현 정부는 남한의 한국군, 남한의 공무원이 매우 못마땅 한 것이다.

2) 지난번까지는 연급수급자가 공공의 직에 재취업할 대만 연금을 50% 감액 지급했다. 공직이기 때문에 그 대신 연금율은 매년 2%씩 상승됐다. 그러나 지금은 공직이든 사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소득이 있으면 50%를 삭감한다.

공공의 직에 있을 때에는 2%씩 올라가고 사기업에 근무하면 그런 혜택이 없다. 일하면 연금을 안 주고 일하지 않으면 연금을 주는 것은 사회주의 정신이다. 근로의욕을 저하시키는 것이 무슨 자유민주주의인가? 국가가 당연히 준다고 약속해놓고 "너는 먹고 살 돈이 있으니 연금을 안 준다"고 하니 이런 막가는 사회주의 국가가 어디 있는가.

이에 대한 법률적인 문제점을 따져보자.

1) 지금의 대령과 20년 후의 대령의 몸값을 차별하는 것은 부당한 차별정책이다.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

2) 같은 시기에 예편하면서 분할 연금 대신 일시금을 받은 사람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3) 연금법은 국가와의 사회계약이다. 연금은 연금법에 의해 국가가 내게 진 빚이다. 개인 간의 채무관계에서도 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빚을 조금만 갚고 배째라는 식으로 버티면 처벌을 받는다. 하물며 국가가 재정 부족이라는 이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채무관계를 파기한다면 국가 신뢰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 누가 약속을 어기는 국가를 신뢰할 것인가?

4) 헌법에서 규정한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을 공공연히 위반하고 있다. 따라서 국방부의 "개정 군인연급법"은 위헌이다.

헌법 13조 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 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는 "과거에 완성된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 대상으로 하는 진정소급입법은 위헌"이라고 판정했다(헌법재판소 1998. 11. 26, 97 헌바 결정).

대통령이란 사람이 국가경제를 걸레처럼 내팽개쳐 버리고 오직 김정일 찬양, 김정일 퍼주기에만 열중하면서 소수가 번 돈을 다수에게 나누어주는 사회주의 체제를 건설하려다가 야기시킨 재정파탄의 죄를 국민과 연금 대상자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사회주의적 만행이다.

돈이 없다면 데모에만 전념하던 사회질서 교란자들에게 어째서 1억원씩이나 보상하는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학생, 목공, 넝마주이, 구두닦이, 전과자, 보일러공, 행상, 용접공, 자영업, 운전수, 농민, 무직 등 20대 초반의 사회 소외계층이 무슨 민주화투사의 의사란 말인가.

사회교란자들에게는 뭉치돈을 집어주면서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국가가 약속한 연금법의 혜택을 믿고 목숨을 바쳤던 정부군은 소외계층의 데모대나 막노동 근로자보다도 더 비하시키고 박대한다면 현 정부의 정체성은 민란군이란 말인가?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은 일생 내내 정봉준 난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그를 존경하면서 살아왔단 말인가?

이는 소수의 장군이나 영관장교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수십만 하사관 및 공무원에 가해지는 재산권 침해요 구시대 - 고령자에 대한 차별정책이다. 이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규탄하며 모든 군인 및 공무원 연금 수혜자들은 힘을 합쳐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2001.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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