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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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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방 때, 나라에는 주인이 없었다(정신과의사)

우리 역사학자들은 가르쳐주지 않지만 이웃 일본인들은 아주 자세히 알고 있는 것
이 바로 "러일전쟁사" 이다.

1904-5년에 벌어진 그 전쟁으로 약 10만명의 일본군이 살상되었다. 말이 10만명이
지 사실 당시 일본군 전 병력의 30-40%에 달하는 숫자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60만 국군중 10만명이 살상되었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과연 얼마나
큰 충격이 왔을 지 상상이 간다.

당시 일본도 그 희생에 큰 사회적 충격이 와서 많은 일본 시민들은 전후에 러시아
에 대한 너무 관대한 화평 조약에 항의하는 폭동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일본 정부에서 국민들을 위무하기 위한 그 댓가는 물론 한국의 병합이다. 일본인
자신 10만명이나 죽였으니 기를 쓰고 한국을 먹지 않으면 안된다... 당시 한국 사람
중에 한국 젊은이 10만명이 죽어서 일본을 막겠다는 생각을 할 지도자나 백성들이
있었을까?

내가 보기에는 아니올시다였다.

국사책에 보면 러일 정쟁 당시에 사진이 나오는데 짐을 잔뜩 진 한국인 지게꾼 옆
에 일본군 벙사 2명이 걸어가고 있고 사진 설명 왈 "러일 전쟁 당시에 한국인을 부
려먹고 있는 일본군" 이다.... 난 그 설명이 틀렸다고 본다.

결코 그 일본병사들은 총칼로 위협해서 짐을 지우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병사는 한
국인 짐꾼에게 돈을 두둑이 주었을 것이다.

그 한국 짐꾼은 일본 병사가 지운 짐을 아주 고마와하면서 졌을 것이다. 아니 짐을
더 져주겠다고 나섰을 것이며 다른 동료 한국인 짐꾼들하고 서로 자기가 더 지겠다
고 다투었을 것이다.

당시에 전투는 일본군이 한반도를 거슬러 올라가 보급로를 확보하고 압록강을 건너
서 만주의 러시아군을 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철도도 제대로 안되어 있던
한반도에서 한국인 10만명 이상이 죽을 각오하고 들고 일어나 일본군의 한반도에서
의 보급로를 끊었다면 일본군은 러시아군을 이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당시 한국인들은 일본 편을 들어서 일본군의 만주에의 보급로를 도와주었
다. 도대체 10만명 이상이 일본군과 싸우다 죽지 않은 이상 당시의 한국인이 일본
에 먹혀도 할 말없다고 생각된다.

즉 당시 한국인들 대부분은 도대체가 이 한반도의 주인 의식이 없었고 그저 하루하
루 벌어먹기 힘들 정도로 가난하고 무식하며 국가의식 자체가 아예 없었던 것이다.

우리 한국 민중들의 실상이 그러하므로 안타까이 여긴 김옥균등이 오죽하면 일본의
힘을 빌어 혁명하겠다고 갑신정변까지 일으켰겠는가?

그리고 그 정변은 결국 수구 양반세력의 반대로 실패하였고 실망한 박영효등 개혁
파들은 그대로 친일파로 돌아서 이후 일본의 한국 병탄에 선봉을 선다.

그들은 이 한국인들을 도저히 저절로 근대화할 수 없다고 본 듯하다. 자기 나라의
주인의식도 없고 일본군에 맞서서 죽을 각오들도 없는 한국민중에게서 어찌 자주
독립을 바라랴....

그래서 일제 시대에 선각자였던 안창호 선생이 제일 먼저 외친 것이 "한국인들이여
주인의식을 갖자!"였다.

한일 합방 이전에는 한국인들에게 나라의 주인 의식이란 것이 없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난한 민중들, 그리고 오직 임금의 이익만 추구하는 양
반계층에게서는 나라의 주인의식을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한일 합방을 당한 것도 잘 연구해 보면 우리 임금 고종과 양반계층 들이 더
이상 자기들이 한국 민중들의 치안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자기들
의 지위를 유지시켜주는 조건으로 일본군에게 통치권을 넘겨주었던 것이나 다름없
다. 변변한 무장 저항 하나 없었던 것이 이를 말해 준다.

박영효같은 근대화론자들은 일본의 통치가 고종이나 조선 양반의 통치보다 근대화
에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한일합방에 찬성하였을 것이고 고종이나 대신들은
가만있다간 자기들이 성난 한국 민중들에게 혁명으로 잡혀 처형당할 것이라고 겁이
나서 일본군에게 자기들의 안위를 맡기기 위해 한일합방에 서명한 것으로 생각된
다.

옥새를 가지고 감추었다는 둥, 고종이 행방을 감추었다는 둥하며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 모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쇼였다고 생각된다.

그들은 일본군보다도 한국 민중들이 더 무서웠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한국의 치안을 접수한 일본은 과연 고종과 그 대신들 그리고 양반들의
기득권을 보장하였고 한국 민중들은 마구 탄압하였다.

고종의 아들 영친왕은 일본 귀족의 대우를 받았고 그가 일본 육군 장교로서 히로히
토 천황에게 경례하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나라가 망하면 제일 먼저 그 왕족들을 전멸시키는데 거꾸로 되었
다.... 그만큼 당시 조선 왕족들과 양반들은 친일파였던 것이다.

여기에서 비로소 한국인들은 이 나라의 주인이 바로 자신이라고 깨닫게 되었고 안
창호의 연설도 이런 한국인들의 분위기를 탄 것이라고 본다.

이후에 한반도에서 다시는 조선왕조를 부활하자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 이
렇게 바뀐 한국인들의 사상을 반영한다.

러일 전쟁 당시에 일본군 3군사령관(오오기)은 러시아군의 여순 요새를 공격하다가
자기 아들 두 명을 죽였다.

정쟁 끝난 후 일본 민중들은 가가호호 전사자가 많아서 장사 치르는 집이 많았는데
그들 사이에 이런 노래가 유행하였다.

"아들 하나 죽었다고 곡하지 말라, 둘이나 죽인 사람도 있다". 그 사령관은 전쟁 직
후 스스로 자결하려 하였으나 절친한 사이였던 명치천황이 말렸다.

나중에 명치천황이 죽었을 때 그 사령관도 "나 때문에 많은 젊은이가 죽었다"며 부
인과 함께 자살하였다.

우리는 전혀 가르쳐 주지 않는 한일 합방 당시의 일본의 역사이다. 우리가 적에게
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한일합방 당시에 우리 한국인들이 일본군 10만명 죽은 것보다 더 죽지 않은 것은
분명하므로 우리가 일본에 당했다고 억울하게 생각할 일은 없다고 본다.

당시에는 영국도, 프랑스도, 러시아. 일본 할 것없이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먹는
것 당연하다고 알던 시대였으므로 별로 부끄러워하지도 않았을 우리 민중이었다고
생각된다.

그 생각이 10년후 1919년 31 운동때에는 모두 바뀌었다. 아마도 10년동안 일본 통
치를 겪은데다가 일본을 통해 본격적인 근대화 교육을 강제로 배운 덕택에 우리 한
국 민중이 비로소 국가관이 생겼던 것이라고 보인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미국의 도움없으면 혼자 살아갈 수도 없으며 독립을 유지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아니 북한처럼 혼자 살아가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국방비로 인해 민중들의
삶은 크게 수탈당하고 무거운 세금을 내야 할 것이다. 당연히 국민소득 3만불은 커
녕 3천불도 힘들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이 아니라 미국 우산 속에 있기에 군비 부담이 크지 않은 상
태에서 이만큼 경제 발전을 이룰수 있었다.

자주 독립은 비용이 많이 든다. 그것을 부담할 각오가 없는 상태에서 말로만 독립
과 자주 국방을 떠들어봐야 10만명 죽인 일본인들보다 더 큰 희생을 치를 각오가
없으면 공염불이다.

쟁점토론방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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