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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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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희생자’ 기준 문제있다 (한광덕 예비역 장군)

4·3 희생자’ 기준 문제있다 (조선일보 3.6일 펌)

정부는 지난 2000년 1월 국회를 통과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주 4·3사건 특별법)에 따라 당시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출범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는 당시 군·경에 의해 억울하게 ‘폭도’로 몰려 죽음을 당한 제주도민의 명예를 회복하고, 다시는 불행한 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현재 신고 접수가 끝난 4·3사건 명예회복 심사 대상자의 숫자는 총 1만4028명이다.

본인이 위원으로 있는 이 위원회는 작년 9월 명예회복의 대상이 되는 희생자의 기준을 선정하기 위해 7인의 민간 위원으로 소위원회를 구성, 당시에 억울하게 죽거나 피해를 본 국민들의 명단을 선정할 수 있는 기준을 검토했다.

하지만 당시 구성된 소위원회에 직접 참가했던 필자는 그간의 논의 과정에 참여하면서 소위원회가 결정한 내용에 좌절과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제주 4.3사건은 남로당 제주도당이 무장 유격대를 조직하여 경찰관서 등을 습격해 파괴하고, 우익 인사를 살상하며, 유엔감시 하의 제헌 국회의원 선거를 방해하는 가운데 군과 경찰이 진압과정에 참여하며 다수의 인명이 살상된 사건이다.

특별법이 제정되자, 예비역 장성의 모임인 성우회와 민간단체들은 특별법 취소를 위한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제주 4·3 특별법에 의한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이루어져야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그 결정문에서 제주 4·3 사건 희생자 가운데 명예회복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할 대상으로 ▲수괴급 공산무장병력지휘관 또는 중간간부로서 군·경의 진압에 주도적, 적극적으로 대항한 자 ▲모험적 도발을 직·간접적으로 지도 또는 사주함으로써 본격적인 제주4·3사건 발발에 책임이 있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핵심간부 기타 무장유격대와 협력하여 진압군경 및 그들의 가족이나 제헌선거 관여자 등을 살해한 자 경찰 등의 가옥과 경찰관서 등 공공시설에 대한 방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자로 분명히 못을 박았다.

또 위 4개항에 추가하여 제주 4·3위원회에 자유 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하려고 하였던 자들을 명예회복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재량권이 주어져 있다는 결론도 함께 덧붙였다.

하지만 명예회복 대상자의 기준 선정 문제를 놓고 비공개로 진행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 소위원회는 군·경의 진압과정만을 문제삼아, 특별법에 명시된 민족의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살린다며 제주 4·3사건 발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남노당 제주도당의 핵심간부 군·경에 주도적 적극적으로 대항한 무장대의 우두머리 등으로 명예회복 대상 제외자의 기준을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인민유격대원으로 살인방화 행위를 저질러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도 사실을 확인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면 희생자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하는 셈이다.

만약 이 같은 소위원회의 결정내용이 본 회의에서 통과된다면 헌법 재판소의 판결이 무시되고 군·경의 진압작전에 대항하여 내란죄·살인죄 등으로 군법회의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들까지도 명예회복의 대상이 됨으로써 국가의 정체성이 훼손될 우려가 다분하다.

따라서 앞으로 있게 될 국무총리 주제의 제주4.3위원회 본회의는 소위원회의 건의안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비공개 방식이 아닌 완전 공개회의를 채택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완벽한 결정에 도달해야 할 것이다.

( 한광덕 / 전 국방대학원장·4·3사건 진상조사 및 명예회복 위원회 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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