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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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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어두운 뉴스: 한국호의 침몰

아래 글은 필자가 지난해에 쓴 "한국호의 침몰"(현암사) 첫번째 소제목입니다. 그 아래에 나타난 금일의 기사들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학은 예측 학문입니다. 시스템 공학은 시스템을 진단하여 시스템이 유발시킬 미래의 현상을 예측하는 학문입니다. 한국의 경제관료, 경제학자들은 그나마의 미래를 예측하지 않았습니다.

<운명의 날 기다리는 한국 경제>

은행 빚을 지고 있는 기업인이 무언의 몸짓으로 은행에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이 지점장으로 있을 때 내 기업이 쓰러지면 지점의 부실채권이 늘어나서 당신이 문책 받게 될 겁니다". 이에 대해 지점장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서로에 도움이 되도록 잘 해 봅시다". 기업이 깃털을 세우면 지점장은 꼬리를 내린다. 그리고 부실기업에 물려버린 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부채 규모를 늘려줄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의 모든 기업들은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극기에 극기를 반복해야만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오히려 이에 역행하고 있다. 은행으로부터 더 많은 돈을 빌려가려는 도덕적 해이에 깊이 빠져있는 것이다. 더러는 그 돈으로 월급과 퇴직금을 올리고, 더러는 비자금으로 빼내다가 달러로 바꿔 외국으로 빼돌리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은행에 진 빚은 국민이 고스란히 떠 안고 있다.

한국의 사기업들 중에 흑자를 낼 수 있는 기업이 과연 얼마나 될까? 대우의 경우를 보자. 60여 개 기업들 중에 흑자를 내는 기업은 한 개도 없었다. 다른 그룹을 보자. 내부 소문들에 의하면 현대나 삼성이 가지고 있는 기업들 중에서 흑자를 내는 기업은 불과 5% 내외다. 90% 이상의 대기업들이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1 달러를 쓰면 1 달러를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해마다 빚이 커지는 것이다.

적자를 내는 기업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살펴보자. 문을 닫아야 할 때 조용히 문을 닫고 사라져 가는 기업들이 있다. 이러한 기업은 국민에게 빚을 떠넘기지는 않지만 종업원을 실직자로 만든다. 이를 지진 강도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진도4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지난해 IMF 고금리를 맞아 이미 도산돼 버렸다.

진도 7의 기업들이 있다. 쓰러지기 전에 욕심껏 빚을 지고, 그 빚을 은행에 전가시킨 기업들이다. 한보, 진로, 동아, 해태, 삼미 등 최근 수년 간 쓰러진 대기업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 빚은 정부가 갚아주었고, 정부가 갚아준 돈은 결국 국민이 부담하고 있다.

진도 20의 기업들도 있다.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빚을 눈덩이처럼 키워 가는 기업들이다. 진도 4와 진도 7의 기업들은 이미 쓰러지고 없다. 지금 살아있는 기업들의 대부분, 특히 대기업들의 대부분이 진도 20의 기업들이다. 이번 대우의 경우를 보자. 대우에서 가장 크고 잘나간다는 12개 기업들이 진 빚이 63조원이고 그중 18조에 대해서는 이자조차 내지 못했다.

대우구룹은 망하기 직전 1년간 17조원의 빚을 더 얻어 그 돈을 가지고 이자를 냈다. 이러한 빚을 정부가 나서서 감면해주고, 공적자금으로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대우는 완전히 정부 또는 집권당의 소유가 됐지만 그 떼인 돈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또 전가된다.

이런 기업들을 구태여 집권당의 소유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두 가지 개연성 때문이다. 하나는 그런 기업들의 간부자리를 집권당 사람들로 메울 것이라는 데 대한 개연성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 기업들로부터 정치자금이 대량으로 염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대한 개연성이다. 이런 기업들은 아마도 진도 40은 될 것이다.

405개의 공기업이 해마다 빚을 수십조 단위로 누적시켜가고 있다. 은행 소유로 전환된 또 다른 400여 개의 국유화된 기업들도 매년 수십조 단위의 빚을 누적시킬 것이다. 이들이 모두 진도 40의 기업들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도 진도 40의 경영 체들이다. 이들이 진 빚이 국가적으로 870조라고도 하고 더러는 1,000조를 넘는다고도 한다.

5대 대기업이 진 빚만 해도 200조를 넘는다고들 하지만 대우의 경우처럼 실사를 해보면 그들의 빚은 더 늘어날 것 같다. 대우 혼자서 진 빚 만해도 95조나 되며, 아직도 숨겨진 빚이 더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들이 돈을 벌어 빚을 갚을 날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경영 실력이 유치한데다 관치인사와 관치경영이 판을 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 기업이란 정부가 금융기관에게 "기업을 살려 보라"며 강제로 떠맡긴 부실 기업들이다. 대우 계열사들을 떠맡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이들 워크아웃 기업들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자금의 35% 정도만을 꾸어준 상태에서, 더 이상 자금 대주기를 주저하고 있다. 기업 회생에 대한 비전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 장관이 채권기관들에게 압력을 넣고있다. 이미 국유화돼버린 금융기관들은 재경부 장관의 말을 거역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순순히 따를 수도 없다. 거역하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고, 따르자니 BIS비율에서 불리한 판정을 받아 곧 닥쳐올 제2차 금융기관 구조조정에서 바람을 맞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적거리는 동안 워크아웃 기업들은 자금고갈로 인해 부실을 점점 더 키워가고 있다. 은행관리 하에 있는 기업이 망가지는 이유는 자금 고갈 말고도 또 있다. 이들 기업에는 금융기관이 내보낸 점령군이 파견돼 있다. 점령군의 간섭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기업의 경영진은 "너희들 돈이니 너희들이 알아서 해 보라"는 식의 방관자적 저항심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식으로 어찌 기업이 회생되겠는가? 워크아웃, 그것은 시작하지도 말았어야 할 비운의 개념이었다.

정부가 1달러를 쓰면 얼마의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가. 정부가 1달러를 쓰면 아마도 50전 이하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 공사만 하더라도 누적적자가 3조 5천억 원이며 여기에 매년 8,000억 원 이상의 빚을 더해가고 있다. 60원을 벌 때마다 100원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청주공항 건설에 700억 원이 투입됐지만 단 한 대의 비행기도 뜨고 내리지 않는 상태로 방치돼 있다. 평택항구에 3천억 원이 투자됐지만 을씨년스럽게 방치돼 있다. 시화호에 2조 단위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애물단지로 방치돼 있다. 정부가 하는 사업은 거의가 다 부실공사다. 그래서 해마다 빚이 누적되고 예산이 증가하는 것이다.

GNP라는 것도 언제나 부풀려져 있다. 짓다 말고 방치해버린 건물, 지어놓고 쓰지 않는 시설 및 공단들에 투입된 돈도 GNP로 계산되고 있다. 공공근로자들이 동네에 심은 코스모스도 GNP로 계산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100년의 수명을 갖는 교량을 건설할 때 우리는 겨우 20년도 못 가는 교량을 다섯 번씩 건설한다. GNP가 5배로 부풀려지고 있는 것이다.

농어촌이 1달러를 쓰면 얼마의 가치를 창출할까? 이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저자의 생각으로는 단 30전을 창출해내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지난 7년간 농촌에는 70조라는 엄청난 빚이 누적돼 있는 것이다.

국가의 총체적 부실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또 다른 현상이 있다.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일간지들을 보자. 5천억 원 이상의 빚을 진 일간지들이 꽤 된다. 빚 없는 일간지는 없다. 그 빚은 광고비를 많이 벌 수 있었던 좋은 시절에 진 빚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광고비가 예전의 절반도 안 된다. 일간지들의 고식적 경영능력을 가지고는 신문지를 팔아서 이렇게 큰 빚을 도저히 갚지 못한다. 여담이지만 지금의 언론들이 마치 재갈이 물린 것처럼 침묵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빚 때문이다. 그들의 운명이 네로의 엄지손가락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들 언론사들에게 일단 빚을 준 은행들은 매년 대출을 늘려줄 수밖에 없다. 갚을 능력 없는 회사에 해마다 빚을 키워주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일간지가 문을 닫지 않았기 때문에 언론사의 빚은 "받을 돈"이라는 자산으로 계상돼 있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이미 떼인 돈"보다 더 악성 적이다. 떼일 것이 뻔한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빚을 더 내주고 있는 것이다. 마치 폭발할 수밖에 없는 가스통에 가스를 더욱 충전시키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기업들이 일간지뿐이겠는가? 대부분의 대기업, 800여 개의 국영기업, 정부, 농어촌 모두가 이런 일간지와 같이 해마다 빚을 누적시키고 있지만 갚을 날은 없어 보인다. 결국 그 빚은 어느 날 또 공적자금으로 메워질 것이다.

현재까지 은행들이 누적시켜 온 부실채권 즉 "이미 떼인 돈"으로 확정된 것만 해도 더러는 120조, 또 더러는 200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기엔 신문사, 공기업 들과 같이,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빚을 누적시키면서도 아직은 쓰러지지 않고 있는 기업들이 쓴 빚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빚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정부가 230여조, 한전이 40조의 빚을 졌고 대우가 95조의 빚을 졌고, 현대가 60조의 빚을 졌으니 도로공사, 주택공사, 가스공사, 한국통신 등 405개 공기업과 30대 재벌기업 등이 진 빚만 합쳐도 1,000조는 금방 넘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기관장들보다 더 많은 빚을 끌어다가 직원들의 복지에 쏟아 붓는 기관장이 조직 내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 공기업의 장으로 임명된 사람들은 경영능력이 우수해서 발탁되는 게 아니라 집권당에 충성하고 때로는 비자금을 가져다 바칠 줄 아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집권당은 이들 기관장들로부터 받는 비자금만 가지고도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아직도 개혁의 사각지대로 치외법권 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정부 소유로 넘어간 400여 개의 일반 기업의 간부진으로 영입된 사람들은 정치권과 은행들의 눈치를 보면서 자리를 보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영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정부에서 추천하고 졸라도 절대로 국유화된 기업의 사장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들 기업을 맡을 사장들은 멋모르고 덤벼드는 부나비 같은 사람들로 채워질 공산이 크다. 그래서 미래가 없는 것이다.

빚을 누적시키고 있는 기업주들의 배짱은 뻔하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국민 돈을 우려먹자는 것이다. 수단 좋은 기업주들로부터 은행돈을 빼내다가 감추고 해외로 도피시키고 그리고 도산할 것이다. 이렇게 누적되는 빚 1,000조 이상의 돈은 결국 선량하고 근면한 국민과 자식들이 대대로 떠 안을 모양이다.

기업이 진 빚만 해도 기가 막히는데 정부까지 선심성 자금을 마구 풀어 국민의 어깨 위에 커닝을 하듯 슬그머니 올려놓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의논 한번 해보지 못하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받아보지 못하고, 영문도 모르는 채, 기업이 진 빚도 떠 안고, 정부가 진 빚도 떠 안고, 집권당 식구들이 물 쓰듯 쓰고 간 돈도 갚아주고 있는 한심한 사람들이 바로 우리 국민이다.

IMF직후 금융기관들이 돈을 떼어, 국민이 저축한 예금을 내줄 수 없었다. 정부가 이를 국민세금으로 메워줬다.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들이 국유화된 것이다. 그 금융기관들은 또 은행 자금을 수혈받은 400여 개의 사기업들을 은행소유로 전환했다. 겉으로 보기엔 정부가 금융기관과 부실기업들을 물고 있는 것 같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정부가 이들에게 코가 꿰어있다.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이들 금융기관, 부실기업, 그리고 해마다 빚만 키우고 있는 405개 공기업들이 공적자금을 더 퍼 넣어 달라며 입을 벌리고 있다. 정부가 이들에게 빚쟁이로 전락해 있는 것이다. 재벌의 공룡화에 대해 채찍질을 가해온 정부가 스스로 재벌 이상으로 공룡화 되어 거미줄에 묶인 채, 침몰할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다.

1999년의 현대그룹 자기자본이 20조였다. 그런데 예금보험공사가 직접 거느라고 있는 금융기관들의 자산이 220 조였다. 여기에 금융기관 통제하에 있는 400여 개의 사기업들의 자산을 합치면 몇 백조가 되겠는가?

예금보험공사는 재경부의 예하기관이다. 일국의 경제장관이 슬하에 이렇게 많은 인력과 자산을 거느리고 있으면 그 효율성이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 사회는 지금 국영화 과정을 통해 가장 비효율적인 시스템 즉 사회주의 국가 체제로 전환돼가고 있는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재경부 장관은 그의 슬하에 1,600명 규모의 자원관리공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금융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담보물들을 20-30%의 헐값으로 인수하여 약간의 마진을 남기고 골드만 삭스나 론스타 등 외국의 대형 투자업체들에 청소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 외국 투자회사들은 자원관리공사가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약점을 잘 알고 있다. 자원관리공사가 담보물들을 얼마에 인수했는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시간을 끌어 자원관리공사의 애를 태워가면서 담보물 즉 땅과 건물과 기업을 헐값으로 구입해 가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는 국부를 팔아 현정권을 연명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자원관리공사의 기관장은 망해 가는 기업을 살릴 수 있는 한국 최고의 경영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임명돼야 했었다. 그러나 정부는 말 잘 듣는 공무원 출신을 임명했다. 기업을 살리려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기업에게 자생력 즉 국제경쟁력을 키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기업들의 자생능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정권은 그 시간을 기다려 줄 수 없었다. 헐값에라도 담보물들을 빨리 팔아 치워야 정권 유지에 필요한 급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조조정은, 말만 구조조정이었지 내용적으로 보면, 한참 타고 있는 불길에 휘발유를 부어주는 행동에 불과했다. IMF를 맞이할 때까지 수많은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었다. 현정부는 모든 기업들로 하여금 도덕적 해이로부터 벗어나 경영능력을 키울 수밖에 없도록 시스템을 짜주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기르기 위한 범 국민적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했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현정부는 이와는 정반대로 일했다. 부실했던 금융기관과 기업들에게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부어 주었다. 빚을 갚지 않은 농민에게 매 6개 월 마다 한번씩 빚을 탕감해 주었다. 그것이 도덕적 해이를 더욱 더 부추긴 것이다.
공적자금, 그것은 보약이 아니라 독약이었다.

외국기업들이 물밀 듯 들어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제품개발, 품질, 가격, 마케팅, 경영능력 모두에서 턱없이 밀리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난 2년 이상 성장을 계속해올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뿌린 250조 규모의 대패밥이 타는 효과였다.

그 대패밥이 소비를 유발시켰고, 공장을 돌려주었으며, 묻지마 식 주식투자 붐을 조성하여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주었다. 그래서 비록 부실기업이라 해도 한시적으로나마 생명을 연장해올 수 있었다.

경영능력 없이 도덕적 해이에만 빠져있는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또 다른 공적자금 즉 대패밥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제는 정부도 더 이상 만들어 줄 수 없다. 대패밥을 공급해주지 못하면 많은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쓰러질 것이다. 이는 대량실업과 사회적 패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정부가 당면하고 있는 딜레마이다.

은행객장에 순번대기번호표 시스템이 설치됐다. 객장의 질서가 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저절로 통제됐다. 이와 같이 경제사령부는 시장에 "보이지 않는 손"부터
설치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얻어들은 조각 지식을 소신으로 착각하면서 "보이는 손"을 휘두르고 있다. 패러다임 자체가 틀린 것이다. 한국경제는 이미 두 조각난 타이타닉호가 돼 버렸다.

** 오늘의 어두운 뉴스 **

1)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공적자금을 갚기 위해 이르면 올 가을 정기국회에 최대 5조7000
억원 규모의 국가보증채권 발행 동의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재경부는 10일
“공적자금 채권의 원리금 115조6000억원의 만기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집중적으로 도래
하기 때문에 원금을 갚기 위해 내년부터 새로운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 지하철공사가 184억원을 부당하게 '임금잔치'에 썼다. 누적적자가 2조7천억원에 달하는
서울지하철공사가 지난해 임금을 총인건비 기준으로 5.5% 올리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2배가
넘는 12.25%(호봉승급분 등 자연증가분 제외) 를 인상했으며 공사측은 초과인상된 임금을
지급하는데 총 184억원을 썼다.

3) 한국고속철도공단이 떠안고 있는 부채가 지난달 말까지 5조6천156억원이다. 이는 97년
부채 1조1천363억원에 비해 5배나 증가한 것이다. 공단측은 8월 현재 부채를 기준으로 2003
년부터 2년간 1조6천796억원의 추가 채권을 발행하고 공공차관을 통해 4천409억원을 조달하
겠단다.

4)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시행된 후 8월말까지 하이닉스반도체 등 현대그룹 계열사에 지원
된 돈이 전체 지원액의 72.1%인 1조6760억원이나 됐다. 업체별로는 하이닉스반도체가
37.9%(6천980억원)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현대 건설(16.7%,3천40억원),현대상선(7.3%,1천320
억원),현대석유화학(1.8%,320억원)의 순이었다.

5) 쌍용양회는 5천260억원의 신속인수 금액이 지원돼 지원비중이 29.0%에달했고, 성신양회
는 1천240억원으로 6.8%의 비중을 기록했다. 채권단은 이번달 회사채 신속인수 대상 기업으
로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상선, 현대건설, 현대유화, 쌍용양회 등 5개 업체를 선정한데 이어
11일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상선, 쌍용양회를 내달 신속인수 대상업체로 지정할 예정이어서
옛 현대계열사의 신속인수 과점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이 이를 부당한 보조금
(subsidy)으로 보고 우려의 서한을 보내왔다.

6) 인천국제공항의 올해 적자가 2천9백억원에 이르고 총 부채는 4조원에 육박한다. 이자로
지출되는 돈이 전체 공항 수익의 68%에 달했다.

7) "건강보험공단이 지난 5월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는 조건으로 전직원(1만1천여명) 에
대한 퇴직금 3천2백여억원을 중간 정산하면서 이 돈을 건강보험재정이 부담해 올해 자액이
그만큼 추가됐다".

이로써 올해 건보재정 적자는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했던 1조1천2백52억원에다 건보재정대책
지지부진(담배부담금 3천3백억원 미실시,참조가격제 유보 4백15억원 등) 으로 인한 추가액을
합쳐 모두 1조8천억원에 육박하게 됐다.

8) 600억원대의 기업구조조정자금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로 지난 4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에 구속된 ㈜G&G그룹 이용호(43) 회장에 대해 서울지검이 횡령 및 주가조작 등 혐의로 수
사를 벌이다 지난해 5월 무혐의 처분했던 사실이 10일 밝혀졌다. 서울지검 특수부가 5개월
동안 심도 있게 수사를 벌이다 무혐의 처리한 사건을 1년3개월이 지난 시점에 검찰총장의
하명사건을 담당하는 대검 중수부가 뒤늦게 구속 수사하는 것을 두고 그 배경에 대한 의혹
이 제기되고 있다.

9) 중소기업창업기금 및 각종 기금을 주택사업등에 퍼부을 모양이다. 총 291조원에 달하는
43개 기금 중 국민주택기금 등 상당수 기금을 경기부양을 위한 용도로 전용한단다. 정부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야당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를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이
라며 반대하는 것을 감안, 재정지출 대신 각종 기금을 경기부양 용도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
을 적극 추진키로했다. 이는 정부가 국회의 간섭을 피해 변칙적 방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
려는 것으로 야당의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금활용방안은 국민주택촉진기금(올해 운용계획 19조3,541억원)의경우 ▦
근로자촵서민주택 사업비지원(마이너스 5,273억원) ▦분양중도금지원(마이너스 235억원) ▦
중형임대주택사업비(마이너스3,387억원)등은 대폭 깎는 대신, 건설경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민임대주택 사업은 당초 741억원보다 494억원 늘린 1,235억원으로 증액하는 방식이다.

10) 은행들이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은 기업에도 지나친 가산금리를 요구, 가뜩이나 침
체한 투자의욕을 더욱 저하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신용보증기금에따르면 최근 산업연구원을 통해 신용보증기금 거래 1,000개 중소기업
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보 보증을 받아 대출 받을 때 가산금리를 적용받은 경우가 전
체의 78.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 공적자금 75% 공중 증발: “환란이후 6월말까지 1, 2차에 걸쳐 137조 5,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으나, 이중 회수한 자금은 34조 2,000억원에 그쳐24.8%의 극히 저조한 회수율
을 보이고 있다. 그 중 52.4%인 72조 1,000억원은 손실이 확정돼 회수가 불가능하다. 고적자
금 원리금 상환액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20조"원 가량에 달한다.

12) 原電 2년간 1,087곳 균열·보수 , 안전에 빨간불

13) 논농업 직접지불제 지급대상자로 잠정 선정된 농가 중 10.5%가 중복 선정.

14) 진념 부총리는 10일 “만약 국내 경제가 내년에도 크게 나빠질 경우에는 정부가 당초
약속한 대로 2003년 균형재정 목표를 지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15) 군(軍) 정보전력 증강사업의 일환으로 90년대 초반부터 추진돼온 ‘금강사업’(린다김
에게 바친 사업)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올해 미국에서 도입한 정찰기 4대 중 2대가 8월 현
재 고장으로 운용이 중단된됐다. 항공기 1대는 4월에 고장나 5월 초부터 시작된 임무수행
비행을 단 한번도 하지 못했고 다른 1대도 한 차례의 임무수행 비행과 장비점검 비행 뒤에
고장이 났다.

16) 국방부는 지난해 10월19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7월 이후 북한군 지상군의 실 사격 훈
련이 감소했고, 해공군의 훈련도 감소했으며 8월하순 이후에는 예년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보다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20일 서울에서 열린 SCM에서는 “6.15남
북정상회담 직후인 6월16일부터 8월31일까지 북한군의 군사훈련은 지상군이 최근 3년 평균
대비 56%증가했고, 해군은 55%, 공군은77% 증가했다. 이는 정상회담 이후 예년 대비 60%
증가한 것으로, 10년 이래 최고 수준의 하계훈련”이라는 요지의 브리핑을 했다. 미국에게는
진짜로 보고하고 한국 합바지 국회의원에게는 허위 축소 보고했다.

17) 정부는 오는 2003년부터 벼를 재배하지 않고 휴경하는 논에는 평당 평균 2500~1700원을
현금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또 벼 대신 콩으로 바꿔 심을 경우에는 평당 1100원
가량을 지급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남아도는 쌀을 어떻게 하면 북한에 보낼 것인가에 대한
꼼수를 자느라 고심중이다.

DJ 정부는 지금 농촌 땅을 서울 사람이 사지 못하도록 묶어놓고 있다. 이를 풀면 농촌사
람도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다. 이런 좋은 길은 막아놓고 DJ정부는 어떻게 하면 나라를
하루 발리 걸레로 만들 수 있느냐에 공몰하는 것 같다.

18) 서울지검이 금감원을 동원해 영장 없이 계좌추적을 마음대로 했다. 법을 지킨다는 검찰
이 법을 함부로 짓밟으면서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검찰은 허가난 깡패인가?

19) 리비아에서 근무 중에 탈북하여 한국으로의 망명을 간청한 북한 간호사를 현지 한국대
사관이 나서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빨갱이다.

20) 포항 남부경찰서는 10일 2천7백만원의 세금을 감면해준 대가로 향응을 받은 혐의로 포
항세무서 孫모(38) .崔모(30) 씨 등 2명을 입건, 조사 중이다.

21) 임동원 사건과 함께 DJ의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美 타임지가 보도했단다.

2001.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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