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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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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제에 대한 오해

1) 팀제로 가면 팀원들은 아플 권리조차 없을 것 아닌가?

답) 팀제로 가면 아플 권리도 있고, 휴가를 갈 권리도 생긴다. 지금은 담당관제로 빠듯하게 업무가 나뉘어져 있다. 각자는 지정된 날짜까지 일을 완수해야 한다. 이럴 때 한 사람이 아파 보자.

그러나 팀제에서 일하면 팀 내의 여러 사람들이 의논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면서 나누어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한 사람이 여러 가지 능력을 갖게 된다. 아픈 사람이 하던 일은 이미 표준화되어 있고, 팀원이면 누구나 다 다른 팀원이 하는 일을 이해한다. 급한 순서에 다라 올코트프레싱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팀제에서도 지금처럼 한 사람이 하나씩만 맡아서 담당관제로 일하면 팀제의 장점이 없어진다. 설사 지금보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가지고도 팀제를 하면 지금보다 훨씬 훌륭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맹수인 호랑이가 하찮은 파리 한 마리를 잡으려 해도 온 힘을 다해야 잡는다. 팀제란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하찮은 파리들을 온 힘을 다해서 잡는 팀워크다. 팀워크가 없으면 파리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다. 토의를 통해서 완전무결한 계획을 세우고 토의를 통해서 창의성 있게 과제를 관리하는 것이다. 올코트프레싱이다.

2) 팀제로 일하면 generalist가 되어 전문 기능(specialist)을 향상(level up)시킬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되는 게 아닌가?

답) 특정 기능만 수행하는 사람을 생각해 보자.. 매일 아침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정신없이 같은 일만 반복한다. 무슨 창의력이 생기겠는가? 창의력이 없는데 무슨 level-up이 있겠는가? 다소 숙달은 되겠지만, level-up은 아닌 것이다.

이들은 지금 로봇처럼 반복행위만 계속한다. 이런 일을 계속하면 하는 일에 대해 프라이드를 느끼지 못하고 곧 실증을 내게 된다. A급이 실증을 느껴 유발하는 에러는 C급이 유발하는 에러보다 더 클 수 있다. 누구나 숙달상태에 이르면 장래를 생각한다. 그리고 떠난다.

팀제로 일을 하면 모든 팀원에게 경영능력이 길러진다. 비전이 보이는데 누가 떠나겠는가? 한국에서 유능한 경영자가 양성되려면 반드시 팀제로 가야만 한다. 유능한 경영자는 팀을 가장 잘 운영하는 사람이요, 토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낼 줄 아는 사람인 것이다.

3) 팀장은 부장급이고, 공장장은 상무인데 어떻게 통솔하는가?

답) 말단 신입사원은 관리자는 될 수 없어도 리더는 될 수 있다. 가장 훌륭한 리더는 직책이 없는 리더이다. 남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손수 한다면 그는 리더이다. 누구나 그를 신뢰하고 의지한다.

팀장의 능력은 그가 만들어 낸 계획의 질에 의해 평가된다. 합리적으로 만들어진 계획, 빈틈없는 작업 지시서를 공장장에게로 넘겨주면 공장장이 일을 시킨다. 하지만 공장장 한 사람은 겨우 일의 우선 순위와 자원을 배분할 수 있을 뿐이다. 에러를 예방하고, 대기시간을 단축하는 등 세밀한 작업에 대해서는 사령탑에 있는 팀원들이 공장에 나가 관찰하고 의논하고 지시해야 한다.

팀장은 남의 능력을 이용해 일을 성취시켜야 한다. 모두가 자기 부하라면 경영계획을 소홀히 하게 된다. 명령과 권위를 가지고 강압적으로 지시만 하려 한다. 관료주의로 흐르게 된다. 모든 걸 명령과 지시로만 하려 하기 때문이다. 명령과 지시의 내용이 비합리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많은 타인이 가진 능력을 싱크로(synchronize) 시키는 일은 명령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고압적인 자세를 받아 줄 사람도 없다. 남의 능력을 이용할 때 비로소 사람은 겸손해 진다. 남의 능력을 이용할 때에 비로소 계획이 객관성 있고 합리성 있게 발전할 수 있다. 공장장이 높은데 지금은 어째서 직급이 한참 낮은 QC요원들이 공장을 활개치고 다니는가? QC요원이 공장장보다 더 직급이 높은가?

4) 팀장에게는 다재다능, 인화력, 지도력, 추진력, 판단력, 막강한 권한이 요구된다. 지금은 그런 팀장이 없다. 팀장의 능력을 슈퍼급으로 향상시켜놓은 후에 팀제를 해야 할 것 아닌가?.

답) 이렇게 유능한 사람은 이 세상에 별로 없다. 직장교육을 시킨다 해서 길러지는 능력도 아니다. 일본의 QCC를 보자. 분임조장들 모두가 그렇게 훌륭한 능력과 권한을 가지고 있던가?

나는 기업의 기술자들이 하는 일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8개의 팀 중 1개를 맡는다면 1등을 할 자신이 있다. 요점을 잡는 데 뛰어나고, 토의를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 있으면 오히려 비전문가가 팀을 더 잘 이끌어 갈 수 있다.

혼자서 일하는 건 바보다. 팀장이 능력 있고 재주 있다고 뽐내 보자. 누구도 따르지 않는다. 10명의 힘을 합치기는커녕 혼자의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팀원들은 스스로 알아서 하겠지" 하고 혼자서만 일해 보자.

팀장은 타인들로부터 최고의 아이디어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팀장이 토의능력이 부족하면 누군가가 팀장의 역할을 비공식적으로 발휘한다. 만일 팀장이 고압적이고 자기보다 훌륭해 보이는 팀원을 견제하면 그는 꼴등을 한다. 자연 도태될 것이다. 그 이전에 꼴등을 하기 싫어하는 팀원들이 정당한 반란을 일으킬 것이다. 자동제어 장치인 것이다.

5) 팀제로 하려면 팀원의 능력이 먼저 level-up 돼야 한다. 먼저 교육을 시켜 팀원의 능력을 향상시켜놓고 그 후에 팀제를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답) 인생의 설계는 인생을 좌우한다. 건물의 설계는 시공 및 운영비의 85%이상을 좌우한다. 이렇듯 중요한 설계에 힘이 집중되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일하면 그 설계가 어떻게 되겠는가?

팀제는 작업과정에 대한 설계의 완벽성을 보장하고, 생산계획의 완전성, 품질의 완전성을 위해 힘을 합치는 방법이다. 지금과 같은 담당제가 아니다. 지금의 인력 훨씬 더 부족한 사람들을 가지고도 지금보다 훨씬 더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는 게 팀제다. 개인은 물론 팀이 내는 파워가 시간이 갈수록 더 급속도로 발전하는 게 팀제다.

기능직에만 머물러 발전이 정지된 사람들에게 맥가이버 능력을 양성시켜주고, 경영자로서의 훈련도 시켜주는 방법이 바로 팀제다.

6) 다른 기업의 사례가 없는데 우리만 했다가 낭패보는 것 아닌가?

답) 남만 따라하면 남보다 더 잘 할 수 없다. 대한 민국의 거의 모든 사원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앞서가는 기업이 없기 때문에 한국기업에서는 모범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일본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데 한국에는 브랜드가 없다. 일본을 우리는 무조건 욕해왔지만 남만 따라가려는 우리를 보면, 일본을 욕할 자격이 없다는 걸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기업의 사례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부끄러운 자세인 것이다.

여럿이 공동으로 하는 일에도 그토록 주저한다면 개인 혼자 하는 일에는 얼마나 주저하겠는가? 현 직장은 평생 직장이 될 수 없다. 그런 진취성을 가지고 기업에서 나가면 무얼 하겠는가? 생각을 적극적인 것으로 바꾸지 않으면 직장은커녕 인생 자체가 비참해 질 것이다.

7) 특히 외국기업은 QC를 독립기구로 구성돼 있는지를 따진다. QC를 팀으로 분산시키면 외국 고객으로부터 점수를 얻지 못한다.

외국의 선진 기업이라면 지금처럼 경찰관 식 사후검사를 위주로 하는 QC 활동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기업의 QC시스템을 믿으면 샘플 검사로 끝나지만 믿지 못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입회하여 지켜봐야 한다. 이 정도라면 수주를 주지 않는다.

ISO 9,000의 기본 정신이 무엇인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최소한의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게 아닌가? QC는 하자를 미리 예방하는 활동에 중점이 옮겨져야 한다. 외국인에게 예방적 품질관리를 한다고 해보자. 등급이 올라갈 것이다.

QC인력이 팀에 직접지원 나가 모든 팀원들에게 QC교육을 실시하고 팀원 모두가 QC 예방활동을 실시하며, 미리 작업방법을 토의하여 작업자로 하여금 하루 전에 에러를 내지 않는 작업 요령을 숙지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해 보자. 외국업체는 감동할 것이다.

2001.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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