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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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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정보 시스템(MIS)

MIS(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각급 관리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생산해내는 시스템이다. 관리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란 이들이 의사결정Decision Making)을 하는 데 유익하게 공헌되는 정보를 의미한다.

의사결정에 쓰여지지 않는 정보는 '알아서 나쁠 것 없는 정보'(nice to know information)에 불과하다. 이러한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값비싼 시스템을 운용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의사결정에 꼭 도움이 되는 자료만 생산해야 한다.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가치가 정보를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보다 커야만 한다. 그렇지 못한 정보는 생산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MIS 설계자들은 그들의 상식에 따라 자료를 생산해 냈다. 자재를 사는 데에도 용도가 있듯이 정보를 생산하는 데에도 용도가 있어야 한다. 각급 관리자들이 무슨 정보를 필요로 하느냐는 그들이 무슨 종류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에는 네 가지가 있다.

1)관리자들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정보이다. 관리란 남의 능력을 이용하여 일을 성취시키는 기술이다. 따라서 책임이 없으면 경영도 없다.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지난 기간의 성과를 평가(Performance Evaluation)해야 한다.

일정 기간에 이룩한 성과와 그 성과를 얻기 위해 투입된 자원을 연결하여 투입 대 산출 비율을 생산해내야 한다. 투입된 비용은 수치화 될 수 있어도, 성과는 그렇지 못하다.

한 때, 미국인들은 성과를 수치화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는 득보다 실이 많다. 얼마를 벌었느냐, 얼마를 절약했느냐에 의해 성과를 평가하면 부작용이 너무 많다.

무엇을 개선했느냐에 의해 평가해야 한다. 이윤도 절약도 개선에 열리는 자연스런 열매여야 한다. 금전적 수치를 목표로 하면, 관리자들은 수치를 크게 만들어 보이기 위해 옳지 않은 일을 한다. A/S도 안 받아 주고, 오폐수도 방류하고, 뇌물도 서슴치 않는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을 허무는 행위다.

훌륭한 경영자는 성과를 수치화 하지 않더라도 성과의 가치를 직감적으로 판별할 수 있다. 비용과 성과를 매치(match)시키기 위해서는 책임관리 센터별 회계(Responsibility Center Accounting)가 이뤄져야 한다.

단일 책임제가 가동돼야 한다. 두 사람 이상에게 공동으로 책임이 있다는 것은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매우 유감스럽게도 한국에는 단일 책임제가 별로 없다. 공동 책임제다.

단일 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회계가 사업과 책임자 단위로 이뤄져야 한다. 사업의 성과와 책임 관리자의 성과를 동시에 평가하기 위해서다.

2) 관리 정보 시스템은 기업의 신경 시스템으로 역할 해야 한다. 기업 정보는 금전 정보와 비금전 운영정보로 구성된다. 어떤 정보 시스템을 설계해야 하는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대뇌에 전달해줄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 기업엔 이런 시스템이 없다. 없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밑에서는 썩고, 낭비되고 있는데도 최고 경영자는 "우리 기업 잘~되고 있습니다"라고 믿는다.

한국기업엔 숨겨야 할 것들이 많다. 회계자료라 해봐야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가공해낸 가짜 자료인 것이다. 회계 자료가 경영 개선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첫째, 기업주가 모든 것을 숨기지 않고 100% 노출(full disclosure)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둘째, 정보 시스템을 전산 요원과 회계사들에 맡기지 말고, 의사결정 이론에 훈련된 시스템 분석가에게 맡겨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의 어느 공장에 대한 노무 생산성의 변동추세를 진찰하기 위해서는 공정단위마다 작업자의 고유번호와 작업개시시간, 작업종료시간이 꼬리표에 기재돼야 한다.

3)관리정보는 계획에 필요한 자료를 생산해내야 한다. 계획이란 불확실성 하에서의 의사결정을 의미한다. 과거의 경영을 묘사한 의미 있고 정확한 자료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상당히 감소시켜 준다.

운수업체는 비용을 극소화하기 위해 차량의 도태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언제 차량을 도태시키는 것이 최적의 도태시기인지를 계산할 필요가 있다. 너무 새차일 때 폐기해도 낭비이며 너무 오래 사용해도 낭비다.

개념적으로는 누구나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정확히 몇 마일을 운용한 후 차량을 도태시켜야 하는지는 누구나 쉽게 알지 못한다.

운수업체에 있는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경험과 직관에 의해 '영업용 차량은 5년이면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비과학적이다.

미시 경제학의 초등 모델이 있다. 차량의 경제적 도태시기는 구입비와 누적 운용비를 합한 총 비용곡선에 원점으로부터 접선을 그음으로써 결정된다. 그 접점은 평균비용이 최소가 되는 점이자 차량이 도태돼야 하는 최적의 도태시기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곡선을 어떻게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요령은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이러한 응용방법은 미적분 이론과 확율 이론을 다같이 배운 학도가 가장 잘 고안해 낼 수 있다.

아래의 예는 모든 장비의 최적 도태시기를 구해내는 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의사결정 모델이다. 1981년. 내가 국방연구원에 처음으로 근무할 때였다. 어느 학자가 군을 나무랬다. "노후 장비를 과감하게 도태시키라"고!

그에게 물었다. 언제 도태시키는 게 최적의 경제적인 도태 시기냐고. 그 스스로도 답을 내지 못하면서도 남을 몰아친 것이다. 그를 위해 나는 간단한 모델을 개발해 주었다.

누구든 차량을 구입하면서부터 이런 차계부를 써 보라. 신기하게도 최적의 도태시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10만 달러에 구입해서 1만 마일을 운행한 차량의 누적 운용비가 2만 달러라면 1만 마일 주행 시까지의 총 누적비용은 12만 달러이며 1마일 당 평균비용은 12 달러다.

2만 마일 운용했을 때까지의 누적 운용비가 4.2만 달러이면 총 누적비용은 14만 2천 달러이며 그때의 마일 당 평균비용은 7.1 달러다. 14만 2천을 2만으로 나눈 값이다.

이러한 식으로 3만, 4만, 5만 마일일 때를 계산한다. 6만 마일 때의 평균 비용은 4.25 달러, 7만 마일일 때의 평균비용은 4.20 달러 그리고 8만일 때의 평균비용은 다시 4.25 달러로 상승된다.

따라서 이 차의 경우는 마일 당 평균 비용이 최소가 되는 7만 마일일 때 도태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수십 대의 소나타를 운영하는 운수업체가 위와 같은 간단한 자료에 의해 최적의 평균 도태시기를 계산한 결과 15만 마일이었다고 가정할 때 모든 차를 일률적으로 15만 마일에서 교체해야 하느냐에 대한 물음이 남는다.

어떤 차는 그 이전에 또 어떤 차는 그 이후에 도태돼야 한다. 물론 특별한 하자가 있는 차는 돌연변이와 같은 개념으로 통계분포에서 별도로 취급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량은 15만 마일에서 맴돌게 된다.

그 맴도는 폭이 얼마냐에 대해서는 통계자료의 분산정도(Variance 또는 White Noise)에 따라 다르게 된다. 이 분산도를 분석해내면 우리는 통상 예를 들어 '95%의 차량이 15만 마일을 중심으로 상하 5천마일 범위 내'에서 도태돼야 한다고 결론짓게 된다.

경영자가 이러한 통계학적 개념을 갖는 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년간 이윤이 변동될 때, 시장점유율이 변동될 때 또는 제품이 스펙에서 이탈됐을 때 경영관리자들은 이들이 단지 노이즈(White Noise)에 불과한 것인지 또는 특별한 원인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필요한 통계학 지식은 한 두 시간만 배우면 매우 유용하게 쓰여질 것이다.

바로 이러한 성격 때문에 MIS는 고급 시스템 이론가가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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