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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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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흉한 폼, 그것도 골프라고 치는가?

김종필씨가 골프를 좋아하는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한참 자라나는 애들도 아닌 처지에 공치기에만 여념이 없어 보이는 모습, 병적으로 골프-홀릭에 걸려 있는 추책없는 늙은 행동이 정말 보기 흉하다.

나도 한때 골프를 쳤다. 미국에서 논문을 마쳐놓고 선배의 강요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미국 프로에게 원리부터 배워서 폼만은 유연하고 호쾌하게 친다.

미국 골프장에는 가끔 마을 사람들이 지나는 통로가 있다. 이들은 가끔 한참 동안 지켜서서 드라이브 샷을 하는 풍경을 즐긴다. 나는 이들로부터 여러 차레 원더플! 미불러스, 호호, 환호성과 박수를 받은 적이 있다.

체구는 작지만 나는 평지에서 317 야드를 때린 적도 있다. 300 야드 거리에서 그린에 올린 적도 여러 번 있다. 이러한 거리는 기본 폼이 건전하지 않으면 절대로 내지 못한다. 임팩트 순간에서 헤드의 무게를 순간적으로 볼 뒷면에 뿌릴 줄 알아야 한다.

cocking-uncocking-probation 동작이 synchronizing 돼야 impact 순간의 경쾌한 소리를 음미하고 공이 boosting 하는 장관을 즐길 수 있다. 자주 치지는 않았지만 골프의 묘미는 즐길 줄 알았다.

하지만 골프에 미쳐본 적은 없다. 누가 가자고 하면 따라 나설 뿐이었다. 그나마 골프채를 놓은 지가 10년이 넘는다. 자유인으로 살지만 시간이 없고, 낭비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TV에서 보여주는 정치인들의 마구잡이식 폼은 보기에도 징그럽다. 자연인에게 "당신의 폼이 어글리 하다"고 비판하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에게는 할 수 있다. 국민세금을 축내면서 흉한 3류 폼을 해 가지고 골프의 개똥철학을 국민 앞에 펼치는 것은 정말로 꼴분견이다. 그게 부끄러우면 골프를 당장 집어치우기 바란다.

똥마려운 숫개처럼 질질 끙끙 다리를 절고 끌다가 골프채를 휘드르고는 발랑 자빠지는 희한한 노가다 폼, 중심이 끝에 달린 골프채를 마치 일자 몽둥이로 생각하고 개패듯 휘드르는 무식하고 역겨운 폼은 제발 좀 삼가해주기 바란다. 특히 김종필 전 총리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그것도 골프라고 치는가?

나는 나의 골프를 자랑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요사이 정치인들이 골프-홀릭에 걸린 모습이 보기에도 흉하고 정치적으로 딱하기 이를 데 없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부끄러운 줄 알면 자숙하기를 간절히 충고한다. 내가 김종필 씨라면 당장 골프 채를 꺾어 버일 것이다. 이권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골프채를 선물로 받았다는 말을 서슴없이 분출할 수 있는 여물지 못한 입, 대다수 국민들이 문질러 주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나도 속이 뒤집혀 하는 소리다.

2001.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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