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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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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戒嚴史)를 소개한다(광주사태)

계 엄 사

군기관 자료실에는 매우 희귀한 역사책이 있다. 1982년 3.15일 황영시 육군총장의 머리말로 시작된 육군본부 발행의 "계엄사"(戒嚴史)다. 광주사태가 매우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사진부터 나열돼 있다.

난동자들이 시민을 선동하고 있는 사진이 있다. 예비군 무기고에서 탈취한 무기와 장비로 무장한 난동자들의 사진이 중무장한 군인보다 더 건장해 보인다. 이들이 든 무기는 M-1과 칼빈이다. 데모 군중이 무차별 방화를 하고 있다. 광주 시내의 택시, 트럭 등을 동원하여 퍼레이드 식으로 계엄군을 향해 돌진하는 사진도 있다.

난동자들이 탈취한 기관총을 버스에 설치하고 무차별 난사하며 시가를 누비는 사진도 있다. 난동자들이 가면을 쓰고 시가 시위를 하고 있다. 난동자들이 아시아 자동차에서 군용장비를 탈취하여 타이어를 차에 얹고 기관총을 설치해가지고 행진한다. 처음에는 몸으로만 막고 있던 병사들에게 살기에 찬 투석과 흉기를 내두르고 있다. 계엄군 병사가 얼굴에 피투성이가 돼도 자제하는 모습이 짝혀있다.

1980년5월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의 중무장한 난동군과 계엄군이 어우러져 싸웠다. 이는 군과 민간간의 전투가 아니라 정부군과 반란군의 싸움 즉 군과 군의 전투였다.

결과부터 요약하면 광주사태로 인해 189명이 사망했고, 64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189명 중 군 사망자는 23, 경찰 사망자는 4명, 민간 사망자는 162명으로 집계돼 있다. 부상 642명 중 군부상이 117명, 경찰 148명, 민간 377명이다.

그런데 매우 놀라운 기록이 눈에 띈다. 민간인 사망자 162명을 시검한 결과 M-1과 칼빈 소총에 의한 총상이 117명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계엄군은 모두 M-16소총으로 무장돼 있었다. 이는 무장한 데모대가 민간인을 마구 쏘았다는 결론이 된다.

비록 육군이 쓴 책이지만 광주시태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육군의 시각에서 조명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지금도 민주화 운동은 궤를 이탈하고 있다. 노태우, YS 시절의 노도와 같은 민주화 물결에 군이 억울하게 여론재판, 인민재판을 받았을 지 모른다는 일말의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있다.

틈틈이 시간을 내서 계엄사를 뒤돌아보는 것도 지금의 색깔 있는 세력들의 불장난을 이해하는 데 매우 요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001.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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