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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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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놓고 사과하는 한나라당이 더 등신

한나라당에는 지식과 논리를 가지고 싸울 수 있는 논객형 전사가 없어 보인다. 감이 잡히는 대로 감정을 표현하지만 역공을 받아칠 능력이 없다. 더욱이 다수당의 정책위의장이 '등신외교'라는 말을 해놓고 하루 만에 사과를 했다. 정책위의장이 이 정도면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별 볼일 없어 보인다.

필자라면 아래와 같은 일을 저지른 대통령을 청와대나 민주당은 어떻게 표현하겠느냐고 되물었을 것이다.

1. 일본을 방문한 한국 수뇌 가운데 가장 나쁜 푸대접을 받았다. 일본 언론도 국교 정상화 이래 그를 가장 심하게 푸대접했다.  그가 일본을 방문한 6.6자 일본 신문들의 1면에는 대충 4가지 기사가 실렸다다. 제1면의 70% 이상은 유사법안 통과사실과 이를 축하하는 논평들이 있었다 . 그 다음에는 이라크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법안이 곧 처리될 것이라는 소식이 실렸다. 세 번째 기사는 노동자 파견법을 개정에 관한 일본 국내 기사였다. 마지막이 노 대통령의 방일 기사인데 기사의 양이 매우 적어 65년도 국교정상화 이래 가장 심한 언론 푸대접이었다 한다.

2. 그의 방문 직전에 아소 다로 자민당 중진이 ‘창씨개명은 한국인이 원해서 한것’이라는 취지의 강연을 했다. 그는  총리 감으로 인식돼 있는 중진 정치인이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을 무시한 것이다.

3. 그는 한국 대통령으로서 과거사에 대해 침묵했다.

4. 일황의 일정에 맞춰 남 보기 흉하게 현충일날 떠나 그날로 일황을 배알했다.

5. 일본인들 앞에서는 일본이 미국보다 훨씬 더 가까운 좋은 나라라고 발라 맞췄다.

6. 일본의 공산주의자들 앞에서 한국 역시 공산주의를 환영한다고 발라 맞췄다.

7. 북핵에 대해 미국 가서 약속한 추가조치를 없던 일로 뒤집었다.

8. 그  자신도 자신의 체일 3박4일을 '착잡하다'는 단어로 결산했다.

도대체 그가 무엇 때문에 서둘러 일본에 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 푸대접받고, 농락당하고, 그러면서도 그런 것도 알아 치리지 못한 채, 가는 곳마다 허허 웃는 그런 사람을,  일본 국왕 앞에서는 과거사에 대해 일언반구 말도 못한 반면, 오히려  일본 시민들 앞에서는 즉시 민족의 한을 팽개쳐버린 채, 일본이 가장 친밀하고 가까운 나라라고 말하고, 일본공산당 앞에 가서는 공산당이 좋다고 말한 쓸개빠져 보이는 사람을 놓고 사람들은 사석에서 무엇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할까.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 해도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런 그를 놓고 무엇 같다고 표현할까.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문성근-명계남은 [일본 놈]을 증오하고, 조선일보가 친일의 역사를 가졌다며 박물관에 전시된 윤전기를 끌어내리지 않았던가. 그런데 노 대통령은 일본 가서 천대받고 놀림을 당하면서도 일본이 최고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문성근-명계남은 이런 노 대통령을 보고 무어라 말할까. 필자는 이런 사람들을 직접 만나본 적이 없어 그들의 인격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상종조차 피하고 싶을 만큼 정신적 신분의 차이를 느낀다.

        200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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