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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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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선배 최승우 선배로부터의 편지

최승우 장군은 육사 1년 선배입니다. 며칠 전, 밤 12시경, 추석을 보내려고 지방에
갔다가 알레르기로 고생을 한 후 올라와 그날 따라 몹시 지쳐 막 자리에 누웠는데 전
화벨이 울렸습니다. 미국에 다녀올 것이며 이-메일을 보냈다는 내용을 전한 후 전화
를 끝냈습니다.

26일 11시 경,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 이-메일을 열어보니 다음과 같은 편지와 일정
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부랴부랴 전화를 거니 이미 10시 반 비행기로 떠났다 하더군
요.

황당했습니다. 잘 다녀오시라는 말 한마디 못한 게 그렇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
는 저보다 선배이면서 언제나 제게 먼저 전화를 해주고 밥도 사주고 선물도 주었습니
다. 편지를 읽었습니다. 늘 그렇게 느껴 왔지만 편지에서 우러나오는 때묻지 않은 신
선함과 살아있는 애국심이 새삼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이런 분이
같이 살아간다는 사실을 여러분들과 함께 기뻐하고 싶어 이 글을 공개합니다.

그는 연전에 예산군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으로 지방단체장 선거에 새로운 시스템
을 도입하여 지방 일간지를 장식한 장본입니다. 정치 초년생입니다.

                     ( 본  문 )

                  지만원 박사에게

고군 분투하는 진정 용기 있는 모습에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현재는 어떤 도움이
나 힘이 되지 못하지만 내가 바라는 그러한 때가 반드시 오리라고 믿습니다.

고귀한 '충성, 목숨'이란 용어가 '말장난 식의 충성?'으로 전락되었고 귀중한 목숨은 '
목숨과 바꿀만한 어떤 명분과 공익을 위해 필요한 때와 장소에서 홀연히 행동으로 임
하는 것이지 술 한잔에 웨쳐대는 용어가 결코 아닌데' 좋은 용어는 북한이 모두 고지
점령을 다하여 정치 공세를 해왔지만, 사이비 애국자들이 즐겨 쓰는 용어로 역시 전
락되어 버린 지가 벌써 수 십 년이 된 것 같습니다. 초급장교 시절부터 내 자신도 공
식 비공식으로 충성, 목숨 용어는 30여 년 군 생활을 통해 써 본 일이 일체 없었지만
지 박사야말로 충성과 목숨을 얘기할 수 있는 진정한 용자 라고 봅니다.

이번에 9월 26일부터 미국에 약 2주간 다녀오게 되었는데 유익하고 보람있는 방문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직업군인 출신의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한미 유대 강화
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일정과 그 동안 미국방문 행사와 관련 소감을 피력했는데 두서없이 제대로 정
리 안된 글이지만 지 박사는 공감하리라 믿기에 보냅니다.

그럼 좋은 추석이 되기 바랍니다. 최승우.

                 (첨 부 #1)

             지만원 박사에게
家內 모두 평안하신 줄 믿고, 염려 덕분에 나도 잘 있음을 알리며 봉래산의 장송처
럼 변하지 않는 최승우가 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음도 알리며...

지금은 풍요로운 가을철, 추수의 계절인데도 국민의 절대 다수는 정신적으로나 물
질적으로 허탈과 상실감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지도자 선택을
잘못한 결과로 뿌린 씨를 거두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네. 모든 일들
이 하나님의 큰 섭리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지만 한편, 안타까운 마음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이번 9월 26일부터 약 10여 일간 미국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테네시주 낙스빌 시와
예산군과의 2003년 자매결연을 위한 의향서를 조인하기 위해 군수일행을 대동하고 같
이 가게 되었고. 또한 테네시 주립대학에서 특강을 1시간 하게 되었는데 부담이 매우
크구먼...

전에 (고) 김옥길 이대 총장이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일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고 하는데 지금의 내 경우는 정치학과 교수들과 박사 석사과정 대학원생
들만의 참석하는 자리라고 들었는데 아마 10여분 정도 연설을 하고 나머지 50분 정도
질문, 답변으로 진행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부담이 무척 큰 편이고. 대한민국 군인의
명예를 생각 안 할 수 없기에 말이지...

이번에는 예년에 하던 것처럼 한국전쟁에서 부상당한 노병들이 반세기동안 병상에
누워있는 보훈병원을 몇 군데 방문할 계획이요.
그리고 텍사스 킬린시 에서도 초청을 해주었기 때문에 그곳도 방문해야만 하는데
바쁘고 힘든 일정이지만 매우 뜻 깊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한 텍
사스는 말로만 들었지 처음 방문하는 곳인데 그곳에서도 테네시에서 하던 것처럼 보
훈병원을 방문하고 또한 한국전 참전 노병들에게 정성껏 준비한 기념메달 및 감사장
수여 행사를 Civic Center에서 성대히 치를 것이오.

1999년 7월11일 낙스빌시 빅터애쉬 시장이 미국 시민들 약 2,500명이 참석했던 행
사장에서 7월11일을 최승우 장군의 날로 선포했었고, 그후 2001년도 8월에는 크락스
빌에 위치한 세계 최강의 정예부대인 101공정사단 대 강당에서 약 300여명의 참전 노
병들과 시장, 연방 하원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나는 참전 용사들에게 기념 메달과
감사장을 전달하는 수여식을 거행했는데 그 자리에서 시장이 최승우 장군의 날을 선
포했던 영광도 있었고.

나는 그 후부터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노병들에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
을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을 더욱 새롭게 하게 되었고 그 결과 그 분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고마움을 표시해야만 하겠다는 당위적인 의무감이 생겼고, 마침
당시는 미국에서 한국전쟁 50주년 기념 행사가 국가 사회적으로 준비되고 있는 시점
이라, 메달과 감사장을 최대한 정성껏 준비해서 개인적으로나마 전달하기로 했던 것
이오.

그래서 낙스빌 시부터 시작하여 클락스빌, 차타누가, 시카고, 버팔로, 보스톤 등지
에서 큰 규모로 또는 소규모로나마 그 동안 행사를 하면서 무척 보람을 느꼈지. 리스
카시 전 연합사령관 부부와 오찬이 약속되어 워싱톤에 들리게되었고 또한 전쟁기념
광장을 방문했을 때 동상 조형물로 전시된 전투병 들의 생생한 모습 속에서 우리 부
부는 너무나 감격스러워 눈물을 머금었던 일도 있었지.

왜냐하면 판초 우의를 입고 전술 행군하는 젊은 병사들의 지친 모습을 보면서 전
쟁의 실상과 단면을 직업 군인의 한사람으로서 느껴볼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지. 아마
도 우리 대부분은 같은 감정일 거야.

그간 비록 조그만 개인 성의로 치르는 행사였지만 6시간 이상이나 차를 몰고 와서
그 행사에 참석한 참전 노병들의 진솔한 얘기 역시 나에게는 보람과 감동이었고, 이
제는 한국전쟁이 미국에서도 '잊혀진 전쟁’에서 기억해야할 전쟁으로 인식이 전환되
어 있지만 막상 전쟁 당사국인 대한민국에서는 거꾸로‘잊혀진 전쟁’이 되어가고 있
다는 사실에 나는 부끄러움과 문제성을 크게 느꼈었지요. 각자 저마다 견해 차이는
있겠지만 내 경우는 한마디로 지도자를 잘못 선택한 국민들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당
시 생각했었고.

우리가 사관학교 시절 전사를 통해서 공부를 했고 그 후 상세히 연구할 기회도 있
었지만 당시나 그 이후 그저 막연히,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자국의 국익을 위해 이 한
반도를 공산주의 침략으로부터 지켜준 고마운 나라라는 사실에 그저 단순하게 고맙다
는 생각이었지.

그러나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사실이 깊이 깨달아졌
어. 3년 동안의 한국전쟁을 통해서 무려 6만 명이나 되는 미국 젊은이들의 고귀한 목
숨들이 이 땅위에서 산화했고, 10만 명 이상의 전상자가 발생하여 그간 유명을 달리
했거나 또는, 아직도 병원에서 신음하고 있음도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내 경우 20여 년 전,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어린 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경험이 있는데 지금도 가슴에는 응어리가 서려있고 못이 깊이 박혀있어. 내가 살아
숨을 쉬는 한 결코 잊어질 것 같지가 않아. 하물며 당시 이름조차도 생소한 태평양
건너 코리아라는 작은 나라를 위해서 20대 전후의 귀한 아들들이 그토록 귀중한 목숨
을 잃었는데 그 가족들과 전우들의 고통은 과연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뒤늦게나마
하게 되었고 또한 한국전쟁과 월남전쟁 전몰장병 유가족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새롭게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었지.

미국에서 만난 참전 노병들을 보며 젊은 아들을 잃은 그 가족들과 전우를 잃은 노
병들의 50여 년 동안 피멍든 마음의 상처는 물론, 그 이웃들과 국민들의 고통도 깊이
생각하고 고민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지. 그런 연유로 해서 매년 내 나름대로 성의
껏 준비한 참전 용사를 위한 행사를 실행하겠다는 결심을 했으며 앞으로는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점차 조용히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오. 간과할 수 없는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북한의 현 체제가 존속하는 한, 이 지구상에서 아직까지는 미국만이 한국의
안보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사실이지. 지박사도 항상 소리 높이 외쳐
온 얘기이지.

금년부터는 예전과 같은 행사도 계속 하지만 특히 존슨, 내쉬빌, 클락스빌, 킬린시
등의 보훈병원을 방문하여 아직도 병상에서 누워 있는 분들을 만나 위문하기로 계획
했지. 그간 며칠 사이에도 벌써 여러 명이 병상에서 사망했다고 들어 마음이 무거웠
어.

감사의 표현은 메달과 감사장에 간략하게 표현을 했지만 이는 생존해 계신 분들과
그 가족들, 이웃들에게 기쁨과 보람을 조금이라도 주고 싶은 것이 진실한 나의 마음
이었고. 왜냐하면 그 분들은 상대의 조그만 성의에도 진심으로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임을 나는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이오.

나는 감사장 내용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은 여러분들의 고귀한 희생 덕
분' 이라고 분명히 표현하기도 했고. 그 동안 행사를 하면서 각 지역에서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씩의 참전 노병들에게 일일이 메달을 목에 걸어주고 감사장을 전
달하면서 악수하고 포옹할 때 느꼈던 느낌은 처음 시작할 때는 상상도 못했던 너무너
무 멋있는 감동적인 체험이었소.

한국전쟁 당시 10대 초반의 소년이었던 최승우가 어느덧 장군이 되어 반세기후 미
국 땅에서 노병이 된 우리의 은인들을 만나 진정 감사의 뜻을 표하게 된 사실, 나에
게는 참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나만의 소중한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었고.
지금도 당시 만났던 그분들의 체취와 감동의 시선이 나의 뇌리에는 항상 남아있습
니다. 내 자신의 마음을 상대가 공감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내 자신의 행
위에 대한 값진 보람을 간직할 수 있는 그 시점이라고 생각했고. 당시 체험을 통해
얻었던 나 자신만의 소중한 가치였었다는 말이오.

부족한 표현으로 그저 생각나는 대로 쓰다보니 두서없는 글이 되었지만 내 마음을
지 박사에게는 전해주고 싶어서 '내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을’글로 표현한 것이라고
봐 주면 고맙겠어. 부족한 글이지만 조금이라도 공감하리라 믿고 그러한 생각에서 쓴
것이지.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안부 서신으로 시작했는데 너무 길어진 것 같은데. 할 얘기
는 많지만 차후에 만나서 못 다한 이야기들을 또 하기로 하고 이만 줄입니다.
건강과 가정에 행운을 진정 기원하면서,  최 승 우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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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 부 #2)
     미국 방문 주요일정

9.26(목) 인천출발, 낙스빌(테네시): 1일차
       19:00 환영 만찬(낙스빌 한인회 주최)
9.27(금) 낙스빌(테테시): 2일차
       10:00 보훈병원 위문(존슨 시)
       15:00 테네시 주립대학 특강(정치학과 교수, 석사, 박사 과정 대학원생)
       19:30 환영 만찬(빅터애시 시장 주최)
9.28(토) 낙스빌(테네시): 3일차
       10:00 자매결연 의향서 서명식: 낙스빌시(시장)·예산군(군수)
       14:00 TTJC 대회 개회식 참석
       19:00 미식축구(시장 초청경기 참관)
9.29(일) 애틀란타(조지아): 1일차
       18:00 환영 만찬(애틀란타 재향군인회 주최: 한국전 참전용사, 한인회)
9.30(월) 내쉬빌(테네시): 1일차
       13:00 내쉬빌 보훈병원 위문
10.1(화) 클락스빌(테네시): 1일차
       12:00 환영 오찬(제 101 공정 사단장 주최)
       13:00 메달 감사장 수여식(한국전 참전용사 300명 대상)
       19:00 환영 만찬(클락스빌 한인회 주최)
10.2(수) 킬린(텍사스): 1일차
       20:00 환영 만찬(한인회 주최)
10.3(목) 킬린(텍사스): 2일차
       07:30 환영 골프(미 예비역 장군단 주최)
       15:00 보훈병원 위문, 市長 방문
       17:00 환영 만찬(시장·시의회 주최)
10.4(금) 킬린(텍사스): 3일차
       10:00∼12:00 메달 감사장 수여식(Civic Center: 한국전 참전용사 200명 대상)
       12:00 미Ⅲ군단 오찬, 미Ⅲ군단 사령부 방문
       19:00 환송 만찬(킬린시 한인회 주최)
10.5(토) 킬린∼샌프란시스코(교민 만찬)
10.6(일) 샌프란시스코∼카멜(Ord Ⅲ세: 예비역 중장)
10.7(월) 카멜∼LA(김석재 목사: 울진·삼척 작전 부상, 척추마비 장애, 예비역 장교)
10.10(목) LA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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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성공적인 여행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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