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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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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인간공해(자유수호에서 겪은 일)

   2002.5.27일은 국회 대강당에서 자유수호국민운동 창립총회가 열린 날이다.
장경순 의장님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경과보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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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유수호국민운동이 태동한지 만 54일째 되는 날입니다. 짧은 기간에 우리
는 그야말로 불철주야 뛰었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지금으로부터 본 운동의 태동동기와 활동 내용을 간단히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매우 우연한 기회에 정준 동지를 헌정회에서 만나 본인이 미국에서 작성해온
2쪽 분량의 시국선언문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준 동지는 시국선언문을 지만원 박사
에게 맡기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지만원 박사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하지
만 2002. 4. 4일, 09:10분, 앰배새더 호텔에서 조찬강연을 막 끝내고 내려온 지만원
박사를 커피숍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정준 동지의 진언에 따라 저는 지만원 박
사에게 시국선언문을 소신껏 작성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지만원 박사는 그날 오후 강원도 오지에 가기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기도
비익을 위해 정준 동지가 4.6일 오후 강원도로 가서 시국선언문을 받아오기로 하였
습니다. 그러나 정준 동지는 4. 5일 밤중에 강원도로 가서 "이제는 나서야 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받아다가 4.6일 아침에 제게 보여주었습니다.

  지박사의 글은 검사가 김대중 대통령을 고발하는 준엄한 공소장이었습니다. 저는
글자 한자 고치지 말고 그대로 발표하자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지만원 박
사는 그 시국선언문을 넘겨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이 선언문은 아마도 그
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내 글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이다'.

저는 이 선언문을 여러 지인들에게 읽어주었습니다. 이 글에 접한  사람들은 모두
다 감동했습니다. 김성은 전 국방장관, 정래혁 전 국방장관, 장동하 장군, 김창규 전
공군참모총장, 함명수 전 해군참모총장, 이대용 주월 마지막 공사가 기꺼이 나섰습
니다. 여기에 저를 포함한 7인이 호국7인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제는 나서야 한다'
는 지만원 박사의 글을 시국선언문으로 채택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4.9일은 헌정회가 재향군인회 대강당에서 안보세미나를 주최하는 날이었습니다.
토론이 끝나고 질문시간이 선포되자 제가 발언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지만원 박
사로 하여금 호국7인위원회의 이름으로 우리의 시국선언문을 발표케 했습니다. 600
여명의 참가자들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300여명의 많은 분들이 동
참에 서명했습니다.

이어서 4. 16일에 전쟁기념관 평화홀에서 대령연합회가 주최하는 모임이 있었습니
다. 금강산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북한 퍼주기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토대회였습니
다. 고맙게도 대령연합회에서 우리에게 마지막 시간을 할애해 주어서 지만원 박사
가 또 다시 시국선언문을 낭독할 수 있었습니다. 800여명의 참여자로부터 더 열렬
한 박수와 환호가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용기를 얻어 시국선언문 내용을 많
은 국민에게 배포할 것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운동의 개념이 매우 간단해 졌습니다. 산간벽지에 있는 국민에 이르기까
지 본 시국선언문 내용을 담은 테이프와 책자를 부지런히 배포하는 운동인 것입니
다. 그러기 위해 4. 26일에는 전경련 국제회의실에서 조촐한 발기인 대회를 치렀습
니다.

이 발기인 대회에서 제가 상임의장으로 선출되었고, 우리 운동의 명칭을 "자유수
호국민운동"으로 정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저는 일을 속히 추진하기 위해 본부장에
지만원 박사를, 사무처장에 정준 동지를 지명하였고, 발기인들은 이 지명에 박수로
동의해 주었습니다.

발기인 대회 직전에 지만원 박사의 새로운 시국강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강연내
용이 테이프에 녹음되어 배포되고 있습니다. 5월9일에는 테이프 1만개와 소책자 2
만권이 제작되어 배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테이프와 책자는 전국 곳곳에서 벌써부터 인기품이 되어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
으며, 지금 이 시간 테이프와 책자가 동이 나서 각기 3만개씩을 더 주문해 놓고 있
는 중입니다. 테이프와 책자를 접한 국민들은 세상이 이렇게 망가져 가고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저마다 놀라움과 분노에 떨고 있다 합니다.

  4.27일과 5.7일 2회에 걸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5단 전면 광고도 냈습니다. 첫
번 째 광고는 "거대한 음모의 실체"였고, 두 번째 광고는 "좌익정권 몰아내야 우리
가 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정권이 좌익정권이라고 명쾌하게 못 박은 사람은 아
무도 없었습니다. 김대중 정부가 이 나라를 북한에 넘겨두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고 못박은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 두 개의 광고에는 그 이유들이 낱낱이 고발돼 있
습니다. 그래서 저들은 우리를 면전에서 반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 헤리테지 재단과 상원 북한인권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지난 5.12일부
터 23일까지 워싱턴 DC, NY, LA  3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단 10분의 여유도 없이
바쁘고 긴장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교포 사회의 라디오, TV, 신문들이 더러는 15분, 더러는 1시간 이상
씩 할애하여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였고, LA에서는 700명이 참석하는 모임에서
대성황리에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메시지 요지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남한이 미국정부는 물론 한국국민 대부분이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좌익화되어
결정적인 시기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며

  2) 김대중 대통령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러 살길의 대안으로 내통통일을
획책할 수 있으며

  3) 김대중은 햇볕정책이라는 그럴 듯한 낱말로 국민과 세계를 속이면서 북한에
엄청난 자금을 대주었으며

  4) 어느 날 갑자기 두 김이 통일되었음을 선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많은 노력 을 했습니다. 하늘이 우리를 돕고 있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워싱턴 DC에서는 기쁜소리 방송이 우리 일행을 추적하여 방송 요청을
거꾸로 방송요청을 해왔습니다. 처음엔 15분간만 할애하겠다고 했습니다. 내용을 들
어보더니 갑자기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동네방네"라는 고정 프로를 치우고 생방송
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열기가 달아오르자 청취자들로부터 더 해달라는 압력이 쇄
도했습니다. 세 시간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일행은 다음 약속 때문에 70분간만
생방송을 했습니다.

  뉴욕에서도 KTV에서 뉴스시간의 중간 15분을 우리의 메제지로 채워주었습니다.
뉴욕에서는 자기 돈으로 전면광고 지면을 사서 지난 번 조선일보과 동일일보에 냈
던 2회의 광고를 한번에 연결하여 내주겠다고 했습니다.

  LA에서는 중앙일보, 한국일보, 스포츠서울이 우리의 메세지를 전했고, 라디오 코
리아, 라디오 서울, 한미TV, 텔레비 네트, 케이블 TV인 코리안 차넬 등이 우리의
모습과 메시지를 소상하게 다루어 주었습니다.

  비디오테이프와 시국강연을 담은 소책자가 전국 방방곡곡에 분배돼야 합니다. 그
래야 국민이 하루라도 빨리 사태의 시급성을 인식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려면 많은
일손이 필요합니다. 모든 분들은 제가 무엇을 도와달라고 말씀 드리기 전에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찾아 스스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략) 2002. 5. 27  상임의장 장 경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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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경과 보고서는 내가 작성했고, 장경순 의장님은 이 글을 매우 흡족하다며 그대로 발표
했다. 2002.4.4일, 장경순 의장님을 앰배새더호텔에서 만난 다음부터 54일간 나와 장경순 의
장님은 참으로 기분 좋게 신들린 듯 일했다. 이렇게 일 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사람의 의견
이 순수했고, 느끼는 센스와 배포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기에 힘을 보태는 분들
도 많았다. 새벽 3시에 나를 호출하여 밤을 새운 적도 있었다.

  5.24일 미국에서 돌아와 나는 미하원의원 방문단 31명에게 브리핑 해줄 내용과 시국자료,
땅굴자료, 전교조의 공산화 교재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느라 그야말로 전화 한 통화만 와도
짜증이 날 정도로 시간에 쫓겼다. 31개의 봉투 속에 들어가는 컬러 사진과 땅굴 비디오 테
이프를 복사하는 데만도 80만원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들어가는 돈이 수월치 않았다. 그렇
다고 본부장이라는 사람이 일일이 의장님한테 얼마의 돈이 들었다고 말 할 수도 없었다.

  6.2일, 일요일 오후 6시는 미 하원 의원 방문단 31명에게 그야말로 내가 하고싶은 한국의
실정을 한 사간에 걸쳐 비교적 상세하게 전할 수 있었다. 장경순 의장님은 한국측에서 참가
할 인사들을 주선했고, 나는 그들에게 브리핑할 자료와 그들에게 나누어 줄 정보 뭉치를 마련
했다. 이상적인 콤비였다. 6월 초, 나는 본부장으로서의 직책에 어울리는 않지만 1천만원을
보자기에 싸 가지고 자유수호국민운동에 헌납(?)했다.

  테이프 4만 개, 책자 5만 부를 전국에 배포하는 일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요
행히도 현 시스템사회운동본부 사무총장인 김하웅 동지가 그 일을 모두 담당했다. 우송료도
많이 들었지만 포장하고 나르는 일은 정말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는 모든
비용을 자기가 부담하고 얼마가 들었다는 식으로 내색을 해 본 적 없다. 결국 모든 테이프
와 책자는 김하웅 동지가 전국에 배포한 것이다. 그는 '지박사를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
지 장경순 의장님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며 자유수호운동에서 직책 맡기를 거부했다.

  자유수호국민운동의 활동은 여기에서 사실상 멈추기 시작했다. 2002.4.4-6.2일까지 불과
60일 동안 해낸 일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었지만 그 이후부터의 활동은 이에 비하면 거의
정지 상태나 다름없었다.

  의장님은 중앙조직을 키워야 하겠다고 말씀했다. 하지만 나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우
리 운동은 순수해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국 진단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는 글과 강연만을 하고, 의장님은 이를 만들 자금을 마련하시고. 전
파할 사람들만 더 있으면 됩니다. 그 외에 왜 많은 사람들이 필요합니까? 사람이 많아지면
잡음이 생기고 인간공해가 시작되어 금방 지쳐버리게 됩니다. 널리 알려지면 바로 그것이
세가 되는 것입니다. 구태여 사람 수로 세를 만들려 하지 마십시오".

   하지만 의장님 생각은 달랐다. "아니오, 그래도 세가 있어야 하오". "그러면 그렇게 하시
지요. 의장님 뜻을 따르겠습니다". 5공 시절에 장관을 지냈다는 모 인사가 운동을 돕겠다며
들어 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나를 목표로 삼았다. "지선생이 본부장으로 있으면 사람들이
지선생 밑으로 들어오는 것 같아 들어오기를 꺼립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본부장
자리를 "기획본부장"이라고 한 단계 낮추겠다고 건의했다. '기획'이라는 말을 더 넣음으로서
본부장에는 여러 분야에 많이 존재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2회에 걸쳐 신문광고문을 기안했다. 광고문 말미에 붙은 '연락처'란에 기획본
부장과 사무처장 전화번호를 넣었다. 그 진직장관은 "광고란에 기획본부장 이름을 넣는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좋지 않게 생각합니다"라며 또 나를 찍어 내렸다.

  그러던 어느 날, 의장님은 내가 만든 '역사, 시국강연'책자를 내밀었다. 나의 약력란 전체
를 붉은 색 수성 펜으로 감정을 넣어서 X자로 그었다. 이력서 전체에 X자를 그은 것으로도
부족해 내 얼굴 사진에까지 붉은 X자 표시를 했다. "무슨 원수를 졌다고 살아있는 사람의
얼굴에 붉은 X자를 깊게 그었을까!".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것이 누구의 짓인가를 묻지 않았다. 의장님의 말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박사
를 찍는다", "글과 강연에 지만원의 이름을 모두 빼야 하겠다", "자유수호운동이 지만원 이
름 띄워주기 위해 존재하느냐는 것이 원로들의 중론이다". 글과 목소리는 남기되 이름은 오
직 장경순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지만원의 이름과 얼굴에 붉은 X자로 표시한
'시국강연'책을 내게 던져준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자유수호운동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만 두겠습니다.
이후 필요하시다면 언제라도 도와드리겠습니다"하며 조용한 탈퇴(?)를 선언했다.

  그 후 한참 후에 의장님이 내게 또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미국 방문 성과
를 자세하게 담고, 미국 국회의원들에게 나누어준 자료와 땅굴을 포함한 안보 문제를 총 망
라해 달라고 했다. 나는 여러 날에 걸쳐 책을 디자인해서 제출했다. 그 후 2주간 아무 연락
이 없었다. 나중에 회의에 참석해 달라고 해서 갔더니 이 사람 저 사람이 달려들어 내가 만
든 자료에 칼질을 했다. 이 모임이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저는 시안만 작성해 드렸으니 자유수호운동의 뜻에 맞게 마음대로 고쳐 쓰십시오"하고 헤
어졌다. 그 후 그 책은 나오지 않았다.

  그 후 6.29 서해 사태가 발생했다. 한동안 교류가 없었지만 장경순 의장님이 또 전화를 했
다. "서해 사태에 대해 광고를 내고 싶으니 광고문안을 작성해 달라". 밤이 늦도록 작성해
가지고 새벽 6시에 집을 떠나 의장님 숙소에 자져갔다. 그런데 이 광고도 나가지 않았다.
다시는 써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7월초, 내게는 그야말로 이상한 정보가 입수됐다. 내가 만든 '역사, 시국강연'책을 변조하
여 장경순 의장님 이름을 붙이고, 테이프를 변조하여 각 5만개씩 만들어 배포한다는 것이었
다. 그 후 한참 후에 나는 장의장님을 만나 이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아무리 국가를 위해 하는 일이라지만 참으로 무-경우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운동도 일
종의 사업이다. 순수하게 내 돈만 가지고 할 수 없는 사업이 바로 사회사업이다. 바로 이 순
간부터 의장님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졌다. "저는 더 이상 자유슈호운동 사람이 아닙니다. 도
와드리는 것이야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지만, 저의 허락도 없이 제 글에다 남의 이름을
붙이고, 제 테이프로 성금을 모으는 것은 신사답지 못합니다. 제 이름은 싫어하면서 어째서
제 글과 강연내용으로 사업을 하십니까? 제 이름을 내기가 싫으시면 다른 사람의 글과 다른
사람의 강연으로 사업을 하십시오".

   지금도 수많은 전화가 전국 각지에서 걸려온다. "지박사의 노고에 감사한다. 장경순 의장
님 통장으로 돈을 보냈다".

  나를 도와주시는 어느 인사께서 장경순 의장님에게 물어 보았다. "어째서 지박사 같은 사
람을 내치셨습니까?". 나를 사랑해 주시는 분까지도 내가 자유수호에서 쫓겨난 줄로 알고
었었다. 그런 인식도 억울(?)한데 장경순 의장님의 대답은 더 억울(?)했다. "무엇이든 독단으
로 하려 해서요". 마음에 들지 않아 내쫓았다는 말이다. 현재의 자유수호운동의 사업은 주로
테이프와 책자 배포다. 내 강연과 내 글로 성금을 받으면서 자기들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억울한 누명까지 씌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정준이라는 사람도 떠난 지 오래이고, 그 자리에는 장군 출신이 앉아 있다. 하사관 출신
에서 장군 출신으로 격상한 셈이다. 그 분이 마침 내게 전화를 해왔기에, 나는 저작권 문제를 설
명하며 내 글과 내 음성이 들어간 테이프를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장군출신
과는 이야기가 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 역시 내게 "애국'을 내세워가며
설교를 하려 했다. 애국을 위해 협조하라는 것이었다.

  6월 어느 날, 나는 의장님께 말했다. "4만 개의 테이프, 5만 개의 책자를 배포하는 데 많
은 노력과 돈이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의장님의 반응이 참으로 의외였다. "나 , 돈 없어
요".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 돈은 어떻게 돼 가느냐"고 묻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 내게
이 말씀은 너무나 의외였다. 나는 순간 화가 났다. "의장님, 부하의 애로와 업적에 대해 그
렇게 반응하시면 누가 의장님을 따르겠습니까. 앞으로는 의장님, 저를 부르지 말아주십시
오".

  나는 조금만 해도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그것이 싫어서 나는 오직 프리랜서의 길을 이제
까지 고집해 왔다. 그런데 '시국선언문' 한번 써 준 것이 동기가 되어 나도 모르게 호랑이
등을 탄 것처럼 프리랜서의 길을 많이도 이탈해 달려왔다.

  "그 사람 독단으로 일하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나는 자유수호에서만큼은 독단을
한 게 전혀 없다. 아니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있을 수 없었다. "그 사람 돈 얘기
합디다". 김하웅 동지가 돈을 많이 썼다는 말을 가지고 하는 얘기다.

  내가 순수한 뜻으로 한 말은 이렇게 모함하면서, 내가 내놓은 돈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어느 분이 100만원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에게 여러 번씩 선전(?)을 하면서 내가
돈을 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한번도 선전해(?) 주지 않았다. "네 이름을 띄우는데 당연한
것 아니냐"는  생각에서인지도 모른다. 성금 내역에 대해서도 일체 말이 없다. 나는 돈에
대해 흐린 사람은 모든 것에 다 흐리다고 생각한다. 성금에 의존하는 사회운동은 특히 돈
문제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여러 분들 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나로서는 큰돈을 보냈는 알고 계시느냐'고 물어오는
분들도 많습니다. 통장 내역을 파악해야 누가 얼마를 냈는지 통계가 나옵니다. 그래야
회원관리가 됩니다. 통장을 복사해 주십시오".

몇 번 건의드렸지만 의장님의 말씀은 한결 같았다.

"푼돈들 뿌입니다. 돈 안들어와요, 통장에 돈 없어요, 그거 푼돈 가지고 일이 됩니까". 특유의
호남어투로 같은 말씀만 계속하셨다.

  "우익 안보단체들은 외롭다". "우익 안보단체들은 뭉치지를 못한다"라는 말들을 한다. 그
래서 우익 단체들의 약점은 서로 덮어야 한다는 결론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나의 재능을 가
지고 사회사업을 하고 있으면서 내게 고마워하기는커녕 욕을 하는 자세는 시정되어져야 한
다고 본다.

  나는 7월1일부터 시스템운동을 하고 있다. 안보 모임끼리 서로 연대하는 것은 있을 수 있
지만 시스템운동 대표가 만든 테이프와 책자를 가지고 자유수호운동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
은 신사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법적으로 보면 이는 지독한 저작권 침해다. 우익단체끼리 서로 도와야 한다는 명분
과 체면 때문에 후배가 양보를 하고 있는 반면, 선배님들이 "그 테이프에는 지박사의 강연
내용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들어 있다"면서 억지를 쓰는 것은 일단 지적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 테이프는 시국강연테이프다. 대통령의 실정을 비난하는 사회사업을
하면서 스스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나는 이에 대해 3개월간 참아왔다. 지금 이 글을 쓰기로 작정한 이유는 첫째, 좋은 일을
해주고도 욕을 먹는 데 대한 서운함 때문이고, 둘째, 애국과 안보만 내세우면 모든 것이 양
보돼야 한다는 선배들의 억지와 신사도가 오히려 안보세력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깎는 일이
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지키는 길은 숨겨드리는 길이 아니라 시정해 달라고 부탁하는 길이
라고 굳게 믿는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 번 부탁했는데도 애국을 내세운 설교로만 일
관하기 때문이다.

               2002.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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